가을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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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10회 작성일Date 14-10-18 17:16본문
가을 햇살
10월의 어느 날 오후, 따뜻한 가을 햇살이 비추고 있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설교문을 작성하고 있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우리교회 자매님 이었습니다. 자매님은 ‘감사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렇게 통화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나에게 무슨 감사할 일이 있어서 전화를 하셨나보다 하고 무슨 일입니까? 물었습니다. 그러자 자매님은 ‘가을 햇살이 감사해서 이 감사를 나누고 싶어 전화를 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따뜻하게 비추어 주는 가을 햇살이 감사해서 그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싶어 전화를 했다는 말에 갑자기 가을편지 라는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가을의 정취를 편지로 쓰고 싶을 때 누군가 이 편지를 받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의 노래입니다. 자매님은 가을 햇살의 따뜻함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따뜻한 손길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누군가가 바로 목사인 나라는 것이 저를 참 행복하게 했습니다. 세상은 목사를 비난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는 오늘날 교회의 책임은 목사에게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목사의 한 사람으로 부정할 수 없습니다. 교회 내에서도 목사는 종교적 의무만을 강요하는 사람으로 오해 될 때가 많습니다, 예배에 동참하십시오, 헌금하세요, 봉사하세요. 이런 것들만을 강조하는 것이 성도들에게 비친 목사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날 한 통의 전화는 우리 성도들이 저를 친구 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싶을 때, 전화를 하고 싶을 때, 한 잔의 차를 나누고 싶을 때, 함께 산책하고 싶을 때, 대화하고 싶을 때, 쉽게 그리고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친구 같은 목사, 바로 제가 그리는 목사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세리와 창기들의 친구였습니다.(마11:9) 나사로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요11:11) 제자들에게도 친구라 불러 주셨습니다.(요15:15) 세리와 창기들을 정죄하는 랍비가 아니라 친구였고, 가난한 동네 베다니의 젊은이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제자들을 가르치며 스승이라 하지 않고 친구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는 예수님을 닮는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예수님의 인격을 닮는 것보다 성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예수님의 친구 같은 모습을 닮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따뜻한 가을 햇살 아래서 설교를 쓰다가 받은 한 통의 전화에 설교도 친구같이 친근하고 편하게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가을 햇살로 우리와 친구가 되자고 찾아오셨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