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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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73회 작성일Date 14-10-11 10:24본문
소리 없는 섬김
얼마 전 교단지 ‘성결신문’에 천주교인의 증가에 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최근 수 년 사이에 천주교 성도수가 오백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8월 프란시스 교황의 한국 방문이 천주교의 증가에 힘을 보탰다는 것입니다. 반면 개신교(천주교와 구별하기 위해 이 명칭을 씁니다) 는 성도 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혹자는 개신교회 성도수가 오백만 명 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고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성당의 성도 수는 늘어나고 교회의 성도는 줄어드는 것은 아마도 교회에서 성당으로 옮겨가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신문 기자의 분석에 의하면 천주교와 개신교를 비교했을 때, 천주교는 사회 참여나 봉사, 선행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교회는 사회 참여나 봉사 활동에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 하는데, 천주교는 사회 속에서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TV 뉴스에 보도되는 대형 교회 지도자들의 수치스러운 사건들을 보면 겉에서 보는 교회의 모습은 비판 받을 만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고통 받는 이웃들과 함께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목회자나 성도들은 우리 가까이에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3일 소천하신 진도 만나 교회 문 명수 목사가 그 한 예입니다. 문 목사는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사고 후 현지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을 돕다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 후 겨우 회복 되었으나 곧 다시 진도 실내 체육관에서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쪽 잠을 자면서 함께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쓰러진 후 회복하지 못 하고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향년 오십 이세였습니다. 만약 천주교 신부가 이렇게 유가족을 돕다가 소천 하였다면 이것 또한 뉴스의 화제로 떠오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역시 천주교는 사회봉사를 많이 하는 종교라고 칭찬들을 아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 목사의 죽음은 기독교 관련 뉴스에서만 다룰 뿐, 일반 사람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천주교와 개신교에 대한 선입관 입니다. 칭찬하고 싶은 사람은 조금만 잘 해도 역시 그렇지 하고 치켜세워 줍니다. 그러나 미운 사람은 잘 해도 어쩌다 그렇게 됐겠지 하고 무시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섬김은 세상의 칭찬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 때문입니다. ( 요13:14)
문 목사의 소천 소식을 접하면서 지난 달 제직회에서 결의했던 5월 체육대회 취소 후 그 준비금 중 일부를 문 목사를 후원하는 건이 생각났습니다. 세상이 교회를 비난하고 천주교를 선호해도 조용히 섬김을 실천하고 있는 가난한 목회자에게 그와 뜻을 함께하는 성도들이 있다는 것을 알린 것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성당이 교회보다 사람들에게 더 호감을 주어도 교회는 여전히 예수님의 모습을 따라 묵묵히 섬길 뿐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한 문 목사 유가족에게 주님의 위로가 있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