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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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85회 작성일Date 15-02-28 13:40본문
지도자의 침상 1920년대 우리나라 정부가 있던 상해 임시정부 건물을 찾아 갔습니다. 이 천만 명이 넘는 대 도시인 상하이의 어느 조용한 도로변에 위치한 임시정부 건물은 자그마한 3층짜리 목조 건물 이었습니다. 건물 외벽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라고 쓰인 간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 간판 앞에 서고 보니 제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이 새삼 감동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나라의 영토와 주권은 빼앗겼어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國號) 만은 잃지 않으려는 선조들의 애절함이 잔잔히 내 마음에 전해졌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안내 데스크에서 중국 여자가 서투른 우리말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임시 정부 건물의 안내원이 정부에서 파견한 우리나라 공무원이 아니고 중국 현지인이라는 점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층에는 김구 선생 집무실이 있었습니다. 책상 서너 개가 빼곡하게 방을 채운 작은 공간 이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의 핍절한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김구 선생 책상 옆에 작은 일인용 간이침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 선생께서 피곤하실 때 쉬시던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갑자기 큰 체구의 김구 선생이 그 작은 침상에서 나라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고민하며 눈물 흘렸을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 지도자의 침상, 그곳은 고뇌와 눈물의 자리임을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도자의 침상은 편하고 고급스러운 휴식처가 아니라 애절한 기도의 자리입니다. 국민이 잠든 밤, 대장은 국가 안보를 생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국민이 잠든 밤에 대통령은 국민의 행복을 생각하느라 쉴 수가 없습니다. 지도자의 침상입니다. 그러나 침상조차도 없이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고자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는 지도자가 있습니다.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의 지도자가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지도자이신 예수님 이십니다. 모두들 지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신앙에서도 말입니다. 그러나 지도자의 침상은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침상의 고민과 눈물이 없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겟세마네의 기도가 없이는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김구 선생의 작은 침대 앞에서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성도를 위하여 울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지도자가 되어라. 삼일절을 맞이하는 이때 왜 상하이를 가게 됐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제 침상이 지도자의 침상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팔수 강 승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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