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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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77회 작성일Date 16-04-23 11:13본문
만두 단상
아내와 함께 대형마트를 갔습니다. 식품부 매장 한 구석에 즉석 요리 코너가 있었습니다. 마치 재래시장의 먹거리 골목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만두, 떡볶이, 닭 강정, 튀김, 해장국과 춘천 닭갈비까지 다양한 메뉴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찐 만두를 보자 갑자기 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서 만두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그러자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가 하나는 안 팔고 여섯 개 한 세트를 사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섯 개 한 묶음이 육천 원 이었습니다. 그래서 천 원을 드릴 테니 하나만 달라고 다시 부탁했습니다. 그래도 아주머니는 규정상 하나는 팔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만두를 파는데도 규정이 있다고 하는 말에 불현듯 화가 났습니다. 만두 파는데 까지 규정을 만드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가? 재래시장에서 만두를 사면 내가 먹고 싶은 만큼 하나도 살 수 있고 두 개도 살 수 있는데, 대형마트라고 하나는 팔지 않는다는 것이 무언가 부조리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부조리한 만두 판매 규정이 왜 생겼을까? 먼저, 대형마트란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것 보다는 큰 건물을 지어 놓고 입주 업자들을 모집합니다. 그리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조명, 에어컨, 에스컬레이터, 물건 운반 카트, 대외 광고 등 각 종 편이시설들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임대료로 받습니다. 따라서 입주 업자들은 일정량의 매출을 유지해야 그 곳에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만두를 하나 씩 팔아서는 어려울 것이고 적어도 여섯 개 씩 세트로 팔아야 그 만큼 매출 금액이 올라 갈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두를 하나씩은 팔지 않는다는 규정은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가 만든 것이 아니고 대형마트 사장이 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몰론 대형마트 사장이 만두를 몇 개 씩 팔도록 정하지는 않았겠지만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런 논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요즈음 정치가들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의 한 예가 비싼 임대료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요충지에 큰 건물을 지어 놓고 영세 상인으로 부터 임대료를 받는 것이 빈익빈 부익부를 만들어 가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입주 업체가 장사가 잘 되면 그 만큼 임대료를 더 올려서 건물주와 입주자 간의 분쟁이 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만두를 파는 아주머니도 힘들게 일해서 건물주에게 지불해야 하는 임대료를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만두를 하나 사 먹는 것까지도 대형마트의 유통 구조 속에서 그 시스템을 따라야 했습니다. 이 구조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만두를 먹고 싶어도 참고 사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또 한 편 그렇게 해서라도 장사를 해야 하는 만두집 아주머니의 사정을 생각 하면 한 세트가 아니라 두 세트라도 사주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두를 사야하나 사지 말아야하나 망설이다가 드디어는 한 세트를 샀습니다. 대형마트의 판매 구조 보다는 먹고 싶은 생각이 더 앞섰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만두를 하나 밖에 살 수 없는 사람에게도 판매 하는 대형 마트가 되는 것이 ‘경제 민주화’ 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나 모두 다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평등일 것입니다. 대형마트 사장이 입주자들의 임대료를 줄여 준 다면, 만두 파는 아주머니도 구태여 여섯 개를 한 세트로 묶어서 팔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먹고 싶은 대로 하나 씩도 사 먹을 수 있도록 고객의 편리를 생각해 줄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주여! 어서 그런 날이 오게 하옵소서, 그래서 만두 하나에도 따뜻한 인심이 풍겨나는 세상이 되게 하옵소서. 만두를 먹으며 기도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
아내와 함께 대형마트를 갔습니다. 식품부 매장 한 구석에 즉석 요리 코너가 있었습니다. 마치 재래시장의 먹거리 골목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만두, 떡볶이, 닭 강정, 튀김, 해장국과 춘천 닭갈비까지 다양한 메뉴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찐 만두를 보자 갑자기 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서 만두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그러자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가 하나는 안 팔고 여섯 개 한 세트를 사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섯 개 한 묶음이 육천 원 이었습니다. 그래서 천 원을 드릴 테니 하나만 달라고 다시 부탁했습니다. 그래도 아주머니는 규정상 하나는 팔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만두를 파는데도 규정이 있다고 하는 말에 불현듯 화가 났습니다. 만두 파는데 까지 규정을 만드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가? 재래시장에서 만두를 사면 내가 먹고 싶은 만큼 하나도 살 수 있고 두 개도 살 수 있는데, 대형마트라고 하나는 팔지 않는다는 것이 무언가 부조리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부조리한 만두 판매 규정이 왜 생겼을까? 먼저, 대형마트란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것 보다는 큰 건물을 지어 놓고 입주 업자들을 모집합니다. 그리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조명, 에어컨, 에스컬레이터, 물건 운반 카트, 대외 광고 등 각 종 편이시설들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임대료로 받습니다. 따라서 입주 업자들은 일정량의 매출을 유지해야 그 곳에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만두를 하나 씩 팔아서는 어려울 것이고 적어도 여섯 개 씩 세트로 팔아야 그 만큼 매출 금액이 올라 갈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두를 하나씩은 팔지 않는다는 규정은 판매하시는 아주머니가 만든 것이 아니고 대형마트 사장이 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몰론 대형마트 사장이 만두를 몇 개 씩 팔도록 정하지는 않았겠지만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런 논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요즈음 정치가들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의 한 예가 비싼 임대료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요충지에 큰 건물을 지어 놓고 영세 상인으로 부터 임대료를 받는 것이 빈익빈 부익부를 만들어 가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입주 업체가 장사가 잘 되면 그 만큼 임대료를 더 올려서 건물주와 입주자 간의 분쟁이 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에서 만두를 파는 아주머니도 힘들게 일해서 건물주에게 지불해야 하는 임대료를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만두를 하나 사 먹는 것까지도 대형마트의 유통 구조 속에서 그 시스템을 따라야 했습니다. 이 구조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만두를 먹고 싶어도 참고 사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또 한 편 그렇게 해서라도 장사를 해야 하는 만두집 아주머니의 사정을 생각 하면 한 세트가 아니라 두 세트라도 사주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두를 사야하나 사지 말아야하나 망설이다가 드디어는 한 세트를 샀습니다. 대형마트의 판매 구조 보다는 먹고 싶은 생각이 더 앞섰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만두를 하나 밖에 살 수 없는 사람에게도 판매 하는 대형 마트가 되는 것이 ‘경제 민주화’ 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나 모두 다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평등일 것입니다. 대형마트 사장이 입주자들의 임대료를 줄여 준 다면, 만두 파는 아주머니도 구태여 여섯 개를 한 세트로 묶어서 팔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먹고 싶은 대로 하나 씩도 사 먹을 수 있도록 고객의 편리를 생각해 줄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주여! 어서 그런 날이 오게 하옵소서, 그래서 만두 하나에도 따뜻한 인심이 풍겨나는 세상이 되게 하옵소서. 만두를 먹으며 기도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