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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형제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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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55회 작성일Date 16-03-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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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추억하며.....  우리의 형제인 김영복 집사님께서 소천 하셨습니다. 보통은 성도의 부모님이 소천 하셔서 장례식을 치루는데 이제는 우리 형제의 장례식을 갖게 되니 우리 세대가 그 만큼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故 김영복 집사님이 우리 교회에 오셨을 때가 삼십 대 후반이었습니다. 80년대 중반, 우리나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다 그랬듯이 김 집사님도 직장과 일 밖에는 모르고 살아 왔습니다. 당연히 신앙을 거부했고 오로지 자기 힘으로 이 세상을 헤치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러다가 직장의 부하 직원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사건을 만나면서 인생에 대해, 죽음에 대해, 그리고 신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고 성경을 읽고 제자 훈련을 받으며 하나님을 알아 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은사가 서서히 드러나서 사랑방 순장, 제자반 강사 등으로 성도들을 가르치고 섬겼습니다. 아내 정숙희 권사님과 함께 마치 초대 교회의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와 같이 젊은 지체들을 말씀으로 양육하고 상담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살려고 무던히도 애쓰며 살아 왔습니다. 하나님의 인도가 없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일 년 이상을 직업 없이 인내하기도 했습니다. 고집이 세다고 비난 받을지언정 말씀에 위배되면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신앙의 길을 삼십년 묵묵히 걸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예상치 않은 백혈병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후 약 이 년 간 투병생활하며 그의 심정을 카톡 방에 올리며 성도들과 함께 그의 고백을 나누었습니다. 한 장 한 장의 묵상이 그의 세포를 잘라 내는 고통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관념으로 알던 하나님을 온 몸으로 체험하는 고백
들이었습니다. 죽음이 두려워서 울기도 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죽음이 두렵다고 하면 믿음이 없다고 비웃음 받을 수도 있었으나 그는 담담히 두려움을 말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정직한 고백도 털어 놓았습니다. 자기를 위해 기도해 준 성도들이 고마워서 육십 후반인 노년의 남자가 회중 앞에서 울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하며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하박국 3:17-18)    故 김 영복 집사가 사랑하던 말씀입니다. 신앙으로 세상의 것을 채우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 빈자리들을 하나님으로 채우기를 소원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바라던 그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던 형제가 우리 곁을 떠나 하나님 품으로 갔습니다. 지금 그는 그 간의 모든 아픔과 고통을 다 끝내고 그토록 사모하던 예수님을 얼굴과 얼굴로 대하며 뵐 것입니다. 주님께서 약속대로 그 눈물을 닦으시며 다시는 아픔도 고통도 사망도 이별도 없는 영생을 살게 해주실 것입니다. 오늘, 예배 때마다 반갑게 웃으며 악수 나누던 그 모습이 더욱  또렷이 생각나는 것은 아직도 우리 마음이 그를 보내지 못하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이제는 예배당이 아닌 영원한 천국에서 다시 반갑게 악수 나눌  것을 기대합니다.  故 김 집사 가정의 빈자리를 하나님께서 채워 주실 것을 기대하며 형제의 장례 일정에 함께해주신 많은 지체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