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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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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48회 작성일Date 16-02-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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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우리 교회 예배당 앞 메타스퀘어 거리가 카페 거리로 바뀐 후 거리 양 쪽 도로 변은 주차장이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사람이 다니는 인도까지 주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로 주변 뿐 아니라 주택가 골목도 차량 주차로 인해 걸어 다니기가 주차 된 차에 부딪치기도 하고 차를 피해 곡예를 하듯 걸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창원이 이 정도니 서울 중심가의 혼잡함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주차가 이렇게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데에는 당연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동차 수에 비해 주차 공간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차 공간을 더 확보하거나 아니면 차량 증가를 줄여야 합니다. 둘 중에 어느 쪽이든 하나를 실행해야만 우리나라의 주차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차량 수는 2천만 대를 넘었습니다. 전체 국민 인구와 비교 하면  두 사람이 차량 한 대를 소유하고 있는 꼴 입니다. 그러나 자동차 공장은 계속 신차를 생산해 내고 있고 이에 뒤질세라 외제차 수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좁은 땅 덩어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량을 받아 낼 자리가 없는데도 자동차 생산은 멈출 줄을 모릅니다. 아니, 멈출 수가 없습니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이 이 만 개라고 하니 자동차 생산이 줄어 차량 생산 라인이 멈추거나 가동률이 적어지면 그 여파 또한 부품 업체들과 그에 딸린 직원 가족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주차위반을 단속하고 경제 부처는 자동차 생산을 독려 하는 반대 현상이 일어납니다. 한 정부에서 두 가지 정책을 쓰니 이런 것을 두고 모순(矛盾)이라고 하나 봅니다. 따지고 보면 세상일이란 이외에도 모순되는 상황이 참 많습니다. 청년 고용을 늘리자고 하면서 퇴직 정년은 늘리고 있고, 다문화 사회로 가야 한다고 하면서 외국인들의 이주는 철저하게 억제합니다. 학생 인권 보호를  외칠수록 교사들의 인권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남북통일을 기대하면서 탈북자는 외면합니다. 세계로 뻗어 나가자고 하면서 재외 한국인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줍니다. 스마트폰이 정보 활용에 편한 만큼 옆의 사람과도 대화하지 않는 폐쇄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로봇이 생활에 편리를 주지만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두려움의 모순을 사람들은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기독교 방송 채널에서 항상 설교를 들을 수 있는 대신 성도들은 교회 출석의 필요를 절실하게 느끼지 않게 됩니다. 복음의 자유를 선포하면 신앙은 방종으로 흐르고 율법적 의식을 강조하면 종교적 껍데기만 남습니다. 일반 사회나 교회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모순투성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학자의 변증법 이론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인가? 그렇다면 변증의 끝은 어디인가? 이 또한 모순이 아닌가? 질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세상은 힘 있는 자가 이 모순을 끝내는 구조입니다. 더 큰 이익을 위해 적은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더 큰 이익보다 더 큰 희생을 답으로 가르칩니다. 모든 모순이 만나는 희생, 그 자리가 십자가 입니다. 공의와 사랑의 모순이 만나는 자리, 심판과 용서가 만나는 자리, 복과 화가 만나는 자리, 빛과 어둠이, 하늘과 땅이, 생명과 사망이 만나는 자리가 십자가 입니다. 그 자리가 모든 변증의 논리를 끝내는 희생의 자리입니다. 보도를 걷다가  주차된 차를 만나면 돌아가십시다. 그것이 희생입니다. 주차할 자리가 없으면 멀리 세워놓고 걸어오십시오. 그것이 희생입니다.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나의 작은 희생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