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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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11회 작성일Date 15-05-09 09:40본문
병원 대기실
병원에 갔습니다. 혈액 검사를 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진료실 앞 대기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모두들 저 같이 신장 기능 때문에 혈액 검사를 하고 대기하는 환자들입니다. 환자들의 모습이 마치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막연히 판사의 판결을 기다리는 죄인들 같았습니다. 그 중에 나도 한 사람의 죄인이 되어 앉아 있었습니다. ‘누구나 병원에 오면 의사 앞에서 죄인이 되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옥의 죄수는 잘못을 범해서 끌려 온 죄수지만 병원의 환자는 잘못을 범하지 않아도 건강 때문에 끌여오는 죄수와 같았습니다. 죄수라는 말에서 갑자기 요한계시록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마지막 날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것입니다. 그 때 내 마음은 지금 보다 훨씬 더 초조할 것입니다. 내 이름이 생명책에 있으면 영원한 상을 받을 것이고, 생명책이 아니라 행위 책에 있으면 영원한 형벌로 떨어질 것입니다. (계 20:12-15)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병원 대기실에 이렇게 앉아 있는 것이 나의 마지막 날을 예행 연습하는 듯 느껴졌습니다. 진료실에서 나오는 환자의 표정에서 검사 결과를 엿 볼 수 있었습니다. 혈액 검사 수치가 아직 괜찮은 환자는 밝은 표정이고, 결과 수치가 나쁜 환자는 표정이 어두워져 나옵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날에도 하나님께서는 어쩌면 내 영적 혈액의 순도를 측정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졌습니다. 순수한 예수 그리스도의 피라면 판결은 영생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내 타락한 피가 남아 있다면 영원한 형벌이 될 것입니다. 내가 지금 얼마나 순수한 예수님의 보혈로 채워져 있는가를 매일 매일 점검하고 확인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피 때문에 내 생각과 내 성품이 예수님 같이 닮아 가는 것을 확인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의 피 때문에 나의 언어, 행동, 시선, 관심이 모두 예수님과 같아지기를 소원합니다. 신앙이란 이렇게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을 매일 매일 확인하는 즐거움이리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인자가 온 것은 생명을 얻되 더 풍성히 얻게 하려 함이라고 하셨나 봅니다.(요 10:10) 따라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예수의 보혈로 채워지는 것이고 예수의 피를 받은 사람은 예수의 생명으로 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병원 대기실의 시간이 결코 길지 않듯, 하나님의 판결을 기다리는 우리의 인생도 결코 길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의 삶이 마치 판결을 기다리는 대기의 시간이라면 이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병원의 환자는 검사 결과에 아무것도 조처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판결 전에 우리의 피를 바꿀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나의 피에서 예수의 피로, 타락의 피에서 생명의 보혈로 바꿀 수 있는 길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지금 그 피를 교체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이 있는 죄인입니다. 그리고 감사할 수 있는 죄인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