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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내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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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307회 작성일Date 24-07-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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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을 구조하는 사명을 맡은 사람들에게는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Golden Time) 매뉴얼이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최적의 시간을 뜻하는 ‘3333법칙’입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공기가 없이는 3분, 온기가 없이는 3시간, 물이 없이는 3일, 음식이 없이는 3주를
견딜 수 있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법칙입니다. 반드시 그 시간 안에 구조가 이루어져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법칙은 주로 육상에서 벌어진 사고에 적용되는 한계가 있고,
해상의 경우에는 생존시간에 대한 것만도 기상 상황과 물의 유속은 제외하더라도 수온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0℃에서는 30분, 0~5℃에서는 최대 1.5시간, 5~10℃에서는 3시간 이내, 10~15℃에서는 6시간이내, 15~20℃에서는 12시간 이내
그리고 20℃ 이상이면 체력의 한계까지로 설정이 됩니다. 이렇게 위기의 종류, 상황과 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사람의 삶은 생존에 수많은 변수가 작용합니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구조대의 매뉴얼이 얼마나 복잡할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유일하면서도, 완전한 구조의 골든타임 매뉴얼이 있습니다.
위기의 종류는 물론이거니와 어떤 환경과 상황 그리고 시간에 관계없이 적용되는 매뉴얼입니다.
인명 구조대의 ‘3333법칙’에서 3이 하나 떨어져 나간 ‘333법칙’입니다. 바로 예레미야서 33:3절입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내가 보이리라.”
모든 것을 다 아시고, 하실 수 있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골든타임이 되시면 삶과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라는 이 전반부의 내용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하나님의 골든타임에 실망하고 때로는 실족할 수도 있습니다. ‘주(主)’가 부르짖는 사람이 되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이 ‘부(副)’가 된 듯이 생각한다면,
하나님이 ‘주’가 되어 응답의 결정권을 가지실 때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골든타임은 그 다음 부분인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내가 보이리라”는 내용으로 그 결론에 이른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우리가 원하는 응답을 기대하며, 때로는 방식과 과정까지도 정해 두고 간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응답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과 과정일 때가 많고, 그 결론은 우리가 상상한 ‘크고 은밀한 일’과는 완연히 다른 하나님의 ‘크고 은밀한 일’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만을 모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 33:3절의 매뉴얼 다음에 하나님께서는 먼저 유다의 악행으로 인해 바벨론에 대항하는 어떤 방식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 선포하십니다(렘 33:4-5).
하나님의 크고 은밀한 일은 이렇게 먼저 망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유다 백성들이 바벨론의 포위 속에서 절박하게 부르짖는 내용도 아니며, 바라는 응답은 더더구나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더 이상의 동일한 반복을 피하기 위해 이 일을 행하십니다.
이를 통해 “보라 내가 이 성읍을 치료하며 고쳐 낫게 하고 평안과 진실이 풍성함을 그들에게 나타낼 것”(렘 33:6)이라 하십니다.
그 후에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크고 은밀한 회복의 이상을 실현하실 것입니다(렘 33:7-26).
우리의 부르짖음이 이런 하나님의 크고 은밀한 일과 일치되는지를 살필 때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