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 5주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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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791회 작성일Date 17-04-22 14:44본문
2010년 봄, 서울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목사님으로 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홍 목사님은 탈북자와 장애인 사역으로 한국 교회의 모범을 보이는 교회 지도자 이십니다.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므로 무슨 전화인가 기대를 갖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인즉 미국에 있는 굿 윌 스토어 (Good Will Store) 를 우리나라에도 가져 오고 싶은데 우리 교회가 경남 지역의 동역자가 되어 줄 수 있겠나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굿 윌 스토어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에 자주 이용하던 곳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활 용품들을 싼 값으로 파는 중고품 매장인데 물건만 잘 고르면 1달러, 2달러로 좋은 물품들을 구입 할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유학생들은 옷이나 가구 용품도 쉽게 살 수 있는 가게였습니다. 그런데 가보면 주로 일하는 사람들이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이나 장애자들이었습니다. 어쨌든 저에게는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곳인지라 흥미를 가지고 굿 윌 관계자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가보니 역시 제가 평소에 뵙고 싶었던 故강영우 박사 (2012년 2월 소천)를 그 곳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굿 윌을 우리나라와 아시아에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강 박사의 꿈이었습니다. 본인이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을 하고 싶어서 굿 윌을 통한 장애인, 탈북자,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일을 하고자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렇게 연결되어 시작했던 우리 교회의 굿 윌 사역이 지난 4월 19일로 제 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역시 굿 윌도 심는 자가 있고 물을 주는 자가 있으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 이셨습니다. (고전3:6) 지난 5년간 하나님께서는 굿 윌을 통해 장애 형제, 자매들을 돌보게 하셨습니다. 매일 집에만 있던 청년 장애자들이 직장을 얻어 출근해서 일을 하고 수입이 생겼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보람이고 긍지가 되었습니다. 한 장애 형제는 출근 시간 전부터 교회에 나와서 주변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청년에게 왜 일찍 나오느냐고 하니까 출근해서 일 하는 것이 좋아서 일찍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따로 없습니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것 뿐 이었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 이야말로 자유로운 영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장애 직원들은 매일 모여서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들으며 예배를 드립니다. 성경 말씀이 그들에게는 이해가 아니라 순종일 뿐입니다. 이해가 되어야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이해가 않되는 성경인지라 단순히 말씀만 들어도 순종하는 것 뿐 입니다. 우리도 어쩌면 성경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순종하는 장애 형제, 자매들에게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은 우스갯소리에도 마음대로 크게 웃는 장애 형제, 자매들을 보며 천국은 이런 자들의 것이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약하기 때문에 겸손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아는 것이 없어서 자랑할 것도 없는 사람들,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는 사람들, 예수님은 이런 자들을 향해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말씀 하셨나 봅니다. (마5:3) 캐나다의 장애인 시설에서 함께 지내던 영성 저술가 헨리 나우엔 박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장애인 형제를 돕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형제로 인해 영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 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장애 형제, 자매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 인해 하나님의 위로를 함께 받고 있습니다. 굿 윌은 우리의 축복 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지난 5년 간 굿 윌을 자라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