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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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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818회 작성일Date 17-04-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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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산 진달래꽃이 한창입니다. 아내와 함께 등산도 할 겸 천주산에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예상 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등산하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 온천에 가기로 했습니다. 모처럼 가족탕에 가서 아내에게 등을 밀어 달라고 해야겠다 생각하고 온천장 카운터에서 가족탕 값을 내려고 하는데 카운터에 계시는 분이 그냥 들어가시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왜 공짜로 가족탕을 쓰게 하시느냐고 물으니 다른 분이 내 주셨다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온천에서 근무하시는 우리 교회 성도가 우리 부부를 대신 해서 요금을 내셨다는 것입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그러면 이 온천에 다시 못 오니까 받으라고 해도 카운터에 계시는 분은 극구 사양했습니다. 할 수 없이 공짜로 온천을 잘 하고 오랜만에 아내가 등까지 시원하게 밀어 주는 서비스를 받고 나왔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온천으로 발길을 옮겼다가 좋은 일을 만났습니다. 온천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산채 비빔밥에 도토리묵까지 곁들여서 한 창 맛있게 먹는데 우리 교회 권사님이 저희를 보고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권사님도 친구들과 저희와 가까운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또 다시 비빔밥 먹기에 열중하였습니다. 다 먹고 나가면서 계산을 하려고 하니 식당 카운터에 계시는 분이 하는 말인즉, 앞에 나가신 분이 계산을 했다는 것입니다. 조금 전 인사하던 권사님이 나가시면서 우리 점심 값을 계산하고 가신 것입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 권사님은 이미 떠나신 후라 우리는 식당 카운터 보시는 분께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천주산 대신 온천하고 점심 먹은 것이 식사 대접을 받는 좋은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녁에 아내가 모처럼 영화 구경을 가자고 했습니다. 좋은 영화 있느냐고 하니까 ‘미녀와 야수’ 라는 영화가 요즘 볼 만한 영화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분이 극장 입장권을 두 장을 선물로 주셨는데 아직 안 쓰고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서 그 표로 ’미녀와 야수’를 보러 가자고 했습니다. 극장까지 걸어가면서 ‘바람 불어 좋은 날’이라는 오래된 영화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산에 안가고 온천에 갔는데 공짜 온천을 하였고, 돌아오는 길에 점심 식사를 하는데 역시 공짜 식사를 하게 됐고, 저녁에 영화까지 공짜 티켓으로 보게 되었으니 이거야 말로 바람 불어 좋은 날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부부에게 바람 불어 좋은 날을 만들어 주신 좋은 분들이 고마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날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누군가 좋은 일을 해주어야 합니다. 바람만 분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그 바람 부는 날 다른 사람을 섬겨 주는 좋은 분들이 있으므로 그 날은 좋은 날이 됩니다.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좋은 날을 만들어 주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내가 좋은 사람 되어 섬기고 나누고 살면 나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 바람 불어 좋은 날을 맞이할 것입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은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우리를 생각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 만들어 지는 섬김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그런 날은 재수 좋은 날이 아니고 감사한 날 입니다. 바람을 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섬겨 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감사한 날입니다. 그리고 나 또한 다른 사람을 잘 섬겨서 다른 사람들도 감사한 날이 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아내와 함께 걸어서 돌아오는 길은 바람이 비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좋은 사람들로 인해 감사한 것은 똑같은 날이었습니다. 날씨 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의 마음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