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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덮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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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73회 작성일Date 17-03-1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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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저녁 갑자기 회 덮밥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가까운 시장의 횟집에 갔습니다. 횟집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회를 뜨러 온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부부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서 식탁에 앉아 회 덮밥을 주문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하는 말이 저녁에는 회 덮밥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분명히 메뉴판에 회 덮밥이 있는데 왜 주문을 거절하느냐고 하니까 회를 한 접시 주문해서 드시면 회 덮밥을 해 줄 수 있다고 설명인지 변명인지 늘어놓았습니다. 횟집에서 회 덮밥 만은 팔지 않고 회를 한 접시 주문해야 회 덮밥을 해줄 수 있다는 말에 돈 없는 사람은 회 덮밥도 못 먹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 덮밥은 8000원이면 되는데 회는 보통 3~4만원 하니 저 같이 회 덮밥 한 그릇 먹으려고  간 사람이 비싼 회를 회 덮밥 먹겠다고 주문 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씁쓸하게 입맛을 다시고 다른 횟집으로 갔습니다. 가서 회 덮밥을 주문하자 똑 같은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참 야박하다 하는 마음으로 횟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횟집에 또 갔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말리면서 어디를 가나 똑같은 것 같으니 그냥 가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공정 거래가 아니라는 생각에 세 번째 횟집에 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회 덮밥을 주문하자 그 집 역시 저녁에는 회를 주문하지 않으면 회 덮밥 만은 팔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씁쓸한 맛과 야박한 마음을 넘어서 화가 치밀었습니다. 마치 회 덮밥을 달라는 저를 이상한 사람 보듯이 하며 주문을 거절하는 것이 식당에서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차별하는가 하는 사회적 부조리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팔지 않는 회 덮밥을 고객인 내가 어찌할 수 없어 돌아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내에게 다시는 이 시장 횟집에 오지 않겠다고 아내에게 투덜거렸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하는 말이 장사하는 사람들 입장도 생각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저를 달랬습니다. 저녁에 회를 뜨러 오는 고객들이 많아서 바쁜데 회 덮밥 한 그릇만 주문하는 사람에게 누가 좋아서 식사를 준비해 주겠냐는 것입니다. 아내의 말을 듣는데 갑자기 수요일 제가 했던 설교의 한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성도의 쓸 것을 공급하며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 (롬12:13) 손 대접하기를 힘쓰라는 말씀은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 뿐 아니라 손님으로 찾아가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손님 입장에서 들을 때에는 대접 받을 만한 손님이 되어 찾아가라는 말씀이기도 한 듯합니다. 그러나 나는 대접 받을 만한 손님이 못 되어 횟집을 찾아 갔던 것 같습니다. 봄 날 저녁, 한창 봄 도다리가 인기인 때에 한 철 장사하듯 바쁜 횟집에서 비싸지도 않은 회 덮밥 한 그릇 시켜 놓고 식탁에 앉아 기다리는 저 같은 손님은 결코 대접하고 싶지 않은 손님이었을 것입니다. 횟집 주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내의 말대로 손님인 내가 이해해 주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다음 날 그 횟집을 다시 찾아가서 회를 한 접시 떠 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밥에 얹어 제가 회 덮밥을 만들어 먹으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가 손 대접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접 받는 손님이 되도록 항상 주의하며 살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기록된 문자에서 더 깊이 들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까지 깊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성경은 항상 양면을 모두 가르치고 있습니다. ‘너희 부모를 주안에서 공경하라’ 와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 가 함께 있고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와 ‘남편들이여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심 같이 하라’가 함께 있습니다. (엡5:22-6:4)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듯이 하나님의 말씀도 내가 상대가 되어 생각하면 더 깊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날 먹은 회 덮밥은 제 자신에게 손 대접하기를  힘쓴 식사였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