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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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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14회 작성일Date 17-06-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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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김밥을 먹고 싶어서 김밥 집에 들렀습니다. 작은 공간 한 쪽을 조리실로 꾸민 구석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김밥을 빠른 솜씨로 말고 있었습니다. 그 나머지 공간에 이인용 테이블이 네 개 놓였는데, 모든 식탁에 한 사람씩 따로 떨어져 앉은 네 명의 젊은이들이 각각 김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식탁에 앉아서 먹고 갈까 하고 김밥 가게에 들어갔는데, 식탁 마다 혼자 앉아 김밥을 먹는 모습이 어색해 보여서 사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김밥을 들고 걸어오면서 요즈음의 세태를 김밥 집에서 본 듯 했습니다. 요즈음 혼 밥이라는 말이 신조어로 많이 쓰이고 있다는데, 소문과 같이 청년들이 혼자서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이 과연 혼자 먹는 밥이라는 뜻의 혼 밥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식당 뿐 아니라 커피숍에도 혼자 커피 한 잔을 앞에 놓은 채 노트북을 펴 놓고 타이핑을 하는 청년들을 봅니다. 또는 혼자 핸드폰을 꺼내서 무언가 열심히 들여다 보는 젊은이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혼자 차를 타고, 혼자 식사를 하고, 혼자 커피를 마시고, 혼자 원룸에 들어가 살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일하고, 혼자 생활하는 젊은이 들이 점점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전망 있는 사업이 도시락 사업이라니 과연 우리 사회는 혼 밥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은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가라사대 사람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창 2:18)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고 좋았더라 하셨는데 유독 사람이 독처 하는 것을 보시고는 좋지 않더라 하신 것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임을 보여 주시는 하나님의 창조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를 짝 지어 부부가 되게 하시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도록 사회를 이루게 하시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를 이루며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부터 사람들은 어울려 살기 보다는 혼자 사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고 드디어는 일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신앙생할 조차도 남과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교회 공동체를 회피하고 혼자 기도하고 혼자 묵상하는 개인주의 신앙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혼자 집에서 TV로 예배드리고 온라인으로 헌금 보내고 혼자 예수님 사랑하고 살면 되지 않는가 하는 소위 가나안 성도 (교회 안나가는 성도의 안나가를 뒤집어 한 말)라는 이상한 말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교회에 와도 옆의 성도와 말 한 마디 나누지 않고 예배만 드리고 돌아가는 성도들도 역시 혼자 신앙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가 세상의 문화를 이끌어 가야 하는 크리스천 문화의 책임 의식에서라도 교회는 혼 밥 세대를 따르지 말아야 합니다. 간섭 받는 것 같지만 그것이 서로에 대한 관심인 줄 알고 부딪치며 섞여 살아야 하는 곳이 교회이고 신앙 생활 입니다. 그러나 어느새 이 세대의 혼 밥 문화가 교회에도 스며들어 와서인지 우리는 독처하는 신앙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배를 채우기 위해 밥을 먹는 것이 아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식사를 같이 하는 즐거움 입니다. 누구를 만나든 식사 같이 하실래요? 라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신앙이란 누구와도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누구하고 식사를 같이할까?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