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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는 밝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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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62회 작성일Date 17-06-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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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입니다. 길이 평탄할 수 도 있고, 험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탄하다고 목적지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반면에 험난한 길을 왔어도 목적지는 영광과 기쁨 일 수 있습니다.지난 월요일 자매 교구장들과 함께 우리나라 순교자들의 길을 따라 걸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국 기독교 순교자 기념관’ 앞길을 걸으며 그들이 남기고 간 자취를 묵상했습니다. 길 옆 으로는 순교자의 이름과 남기고 간 성경 말씀들이 돌 비석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순교자로 알러진 영국의 토마스 선교사부터 최근의 아프카니스탄 순교자인 배형규 목사와 이단과 싸우다가 순교한 탁명환 교수에 이르기까지 많은 순교자를 기리는 길이었습니다. 그들이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길은 고난과 핍박, 그리고 죽음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순교자의 목적지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면류관의 천국 입성이었습니다. 순교자 공원의 길을 걸으면서 어느 자매가 내가 남기고 싶은 성경 구절은 무엇인가 물었습니다. 갑자기 질문을 받고 보니 나는 남기고 싶은 성경 구절을 아직 준비하지 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곧 내가 아직 죽음을 준비하지 않고 인생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죽음을 준비 하지 않기 때문에 유언도 준비하지 않고 남기고 싶은 성경 말씀 하나를 마음에 두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자매가 저의 장례식에서 어떤 찬송을 불러 주면 좋겠냐고 또 질문했습니다 .죽음, 유언, 남기고 싶은 성경 말씀, 장례식 찬송, 모두가 곧 닥칠 일인데도 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면서 성도들에게는 죽음 너머의 천국을 소망하며 살라고 설교한 것이 아닌가 돌이켜 보았습니다. 두 자매의 질문 앞에 마치 제 속에 숨겨있던 죽음에 대한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쳐지는 듯 했습니다.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아니라 부활을 소망하는 기대로 제 마음이 가득 차 있다면 자매들의 질문에 마음에 새겨 두었던 유언과 성경구절, 그리고 찬송까지 흔쾌히 대답했을 텐데, 저는 그만 즉흥적인 대답으로 대신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나 보다 나이가 적은 자매들은 자신들이 장례식 찬송가를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나는 마치 죽음이 아직 먼 것 같이, 아니 아직 나에게는 그다지 실감되지 않는 남의 일 같이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었나 봅니다. 인생은 길인데, 내가 가는 길의 끝은 어디인가 항상 생각하고 살아야 할 것 입니다. 그 길의 끝이 어디인지 분명히 안다면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 또한 분명할 것입니다. 그 길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십자가의 길이고, 신앙의 선배들이 걸었던 순교의 길 이였을 것입니다. 매일 매일 순교 하듯이 나의 삶의 자리에서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 날 실제로 순교의 자리에 선다 할지라도 두려움 없이 순교자의 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순교자 기념관에서 보았던 많은 이름과 초상화들 밑에 기록되어 있는 그들의 순교 신앙과 같이 나를 아는 사람들이 저를 순교자의 한 사람으로 기억 한다면 어떤 유언이나 찬송보다 더 분명한 신앙을 남기고 가는 것이라생각했습니다. 용서할 수 없는 자에게 용서 하는 것, 그것이 순교이고, 양보하지 못할 자리에서 상대를배려하는 것, 그것이 순교의 길 입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순교자에게주신 영광의 면류관을 우리도 모두받으리가 믿습니다. (딤후 4:7-8)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