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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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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11회 작성일Date 17-06-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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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모았습니다. 거스름돈으로 받은 100원 짜리, 500원 짜리, 심지어는 10원 짜리까지도 모두 모았습니다. 약 3,4년을 모으고 보니 그릇 하나가 가득 찰 정도로 수북이 쌓였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저 동전을 은행에 가서 지폐로 바꾸면 꽤 큰 액수가 되려니 하고 기대했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동전 모아서 큰 돈 만들면 기분 좋겠네 하고 앞으로도 계속 동전을 모아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동전을 비닐주머니에 담아 은행에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지폐로 바꾸어 달라고 했습니다. 창구 직원은 동전 고르는 기계에 비닐주머니의 동전을 쏟아 넣고 10원 짜리, 100원 짜리, 500원 짜리를 구별 하여 계산했습니다. 타 타 타 타 하면서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한 참 들려 온 후 은행 직원이 지폐로 환산해서 지불해 주었는데 그 액수가 약 5만 원 정도였습니다. 지폐를 받아 들고 보니 제가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적은 금액이어서 실망이 되었습니다. 몇 년을 모은 동전이 5만원도 안 되는 것을 보면서 동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동전을 모으기보다 오히려 동전을 잘 쓰는 것이 동전의 가치를 더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마음 생겼습니다. 택시를 타고 받는 거스름 동전을 기사님으로 부터 받지 않고 내리면 적은 액수지만 동전을 받는 기사님은 좋은 고객 만났다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채소 등을 사고 거스름 동전을 채소 파는 아주머니에게 드리면 그 분 역시 감사한 마음으로 피곤한 오후 시간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트에서 카트를 사용하는데 100원 짜리 동전이 없어서 동전을 바꾸러 계산대 까지 가야 하는 사람에게 100원 짜리 동전 하나를 건네준다면 그 분은 마치 천사라도 만난 듯 기뻐할 것입니다. 저도 캐나다에서 안식년을 지낼 때,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온천에 가서 탈의장에 옷을 넣으려 하는데 1달러 짜리 동전을 넣어야 옷장을 사용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저는 1달러 짜리 동전이 없어서 입구까지 나가서 동전을 바꿔 와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옷을 다시 입고 나가려는데 옆에 있던 캐나다 사람이 1달러 짜리를  저에게 주면서 이것 쓰라고 했습니다. 그 작은 동전 하나가 저에게는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동전 하나의 귀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주면에는 동전 하나로 큰 호의를 베풀수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생각을 하고 보니 거스름을 받아서 동전을 모으는 것보다 거스름을 받지 않고 그 동전으로 다른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동전 활용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후 부터는 동전을 모으지 않고 어디든 호의를 베푸는 데 쓰기로 했습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동전이라도 그것을 남에게 호의 베푸는 것을 자주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더 큰 금액을 내 놓으면서까지 다른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수 있는 날도 오리라 기대합니다. 은행에서 지폐로 바꾼 돈을 가지고 나오면서 아내는 이 돈으로 당신 먹고 싶은 불고기나 먹고 가자고 했습니다. 우리 둘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고기를 시켜 먹으며 3, 4년 동안 모은 동전이 식사 한 끼 분이구나 하면서 다시 한 번 앞으로 동전을 모으지 말고 밖에서 다 쓰고 들어 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예수님은 보화를 땅에 쌓아 두지 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이 구제입니다. 구제는 작은 동전에서부터 시작 됩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것이 큰일을 맡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동전 모으기에서, 동전 나누기로 바꾸는 것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첫 걸음이리라 믿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