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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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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17회 작성일Date 17-04-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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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검은 교복과 스포츠 가리 머리를 하고 함께 공부하고 함께 장난치던 그 때의 친구들이 나이 육십이 넘어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시간들, 그것은 고난이고 아픔의 과거들 이었습니다. 친구 중에는 사업실패, 이혼, 또 재혼 등의 일들을 겪으며 살아 온 친구도 있고, 또는 병으로 고생한 친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겪으며 살아 온 지난 시간들이 드디어는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 냈구나 하는 생각에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든 동일했습니다. 시간은 우리의 외모를 변화 시킬 뿐 아니라 내면도 성숙 시킵니다. 그 때, 그런 일이 아니었으면 결코 성숙 될 수 없는 우리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 시간 그 아픔들을 주십니다. 그 어려운 시간들을 견디고 살아 온 친구들의 모습이 장한 용사와 같이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흰 머리가 생기고 얼굴에 주름이 파이는 모양 입니다. 친구의 그 모습 속에서 또한 제 모습을 발견 합니다. 저 친구들이 저렇게 늙은 것을 보니 나 또한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친구의 얼굴은 내 얼굴이 되고 친구의 인생은 내 인생 이야기가 되는 듯 싶었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고통을 위로해 주듯 나는 친구 편이 되어서 그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함께 욕하고 함께 화를 내었습니다. 친구는 항상 같은 편 일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우리 편이 되어서 나를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참 좋은 친구가 예수님 이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도 친구라고 불러 주셨고, 우리에게도 친구라고 불러 주십니다. 친구는 추억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 같이 예수님과도 함께 살아 온 시간들만큼 추억이 많이 살아 있습니다. 기도의 추억, 회개의 추억, 기쁨과 감격의 추억, 고난과 슬픔의 추억, 회복의 추억 등 많은 추억이 우리의 신앙을 이룹니다. 신앙이란 살아가면서 겪고 경험하는 우리네 삶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오래 살다 보면 드디어는 예수님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어우러지며 교차됩니다. 그 분의 깊이 파인 눈에서 나의 고뇌를 보고, 그 분의 볕에 탄 얼굴빛이 내 영혼의 상념이 됩니다. 호탕한 그 웃음이 나의 기쁨이고 예수님의 두 어깨는 내 인생의 짐을 나누어 져주시는 그 분의 사랑이 됩니다. 예수님은 친구가 되어 주시고 친구는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하게 합니다. 친구들은 헤어지면서 ‘우리가 너희 교회 성도로 있다고 생각하고 목회해라’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친구 같은 목사, 목사 같은 친구, 그런 목회를 하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친구를 대하듯 성도들을 대하고 성도들 또한 친구를 대하듯 목사를 대하는 그런 목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친구이듯, 나 또한 친구 같은 목사여야 하는 것이 당연 할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와 만나도 지난 이야기 하며 함께 웃고 위로하고 미래를 격려하는 그런 목사가 되어야지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은 내가 목사가 되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목사 친구가 있다는 것이 마치 든든한 기도 후원자를 가진 것 같아서인 모양입니다. 갑자기 친구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꿈은 하늘에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지금은 어디 있나 그리운 친구여’ 친구는 추억이 되어 찾아 왔습니다. 추억 속에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 추억 속에도 예수님께서 친구로 남아 계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과의 많은 시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참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살아 온 날들을 돌아보니 그것이 인생이었고 또한 신앙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시간들이 예수님과 친구 되어 살아 온 날 들 이었음에 더욱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