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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샤워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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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816회 작성일Date 17-10-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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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목욕탕에서 샤워를 할 때마다 느끼는 감상이 있습니다. 머리를 샴푸로 감고 샤워기에서 쏟아내는 미지근한 물로 비눗물을 씻어내면 온 몸이 깨끗해지는 것같이 기분이 개운해 집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마음껏 물을 쓸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산다는 것만 해도 참 감사하구나 싶습니다. 물이 없어서 도랑물에 세수를 하고 또 그 물을 먹기도 하고 그 물에 빨래까지 하며 사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많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껏 물을 쓰는 것이 미안하게 생각도 됩니다. 그리고 온 몸을 적시는 샤워기의 따뜻한 물을 맞을 때에는 작은 행복감까지 느낄 정도로 만족한 마음이 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물로 몸을 깨끗이 씻어도 속이 병들었다면 샤워 물로 속병을 깨끗이 할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더 나아가서 몸도 깨끗하고 속도 깨끗하지만 영혼이 병들었다면 그것은 물로도 안 되고 약으로도 안 되니 무엇으로 깨끗하게 할 것인가 하는데 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사람은 겉 사람과 속사람으로 구별합니다.(고후 4:16) 겉 사람은 몸이라면 속사람은 영혼 입니다. 몸이 아무리 튼튼하고 강건해도 영혼이 병들고 피폐하면 그의 모든 생활은 병들고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겉 사람의 건강과 유지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만 영혼의 상태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살 때가 많습니다. 물론 육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영혼의 건강입니다. 비록 겉 사람이 병들고 늙어도 속사람이 강건해지면 그 속사람으로 인해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영적인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은 겉 사람이 아니고 속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겉 사람의 얼굴은 늙어 가도 내면의 얼굴이 예수님을 닮아 간다면 이것이야말로 건강한 영혼의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몸은 병들어도 속사람이 강건하므로 우리는 내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흐뭇해하는 영적인 눈이 뜨여지기를 바랍니다. 샤워를 할 때마다 물에 대한 고마움과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나라에서 사는 고마움과 아울러 마음대로 샤워할 수 있는 불편하지 않은 몸에 대한 감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감사한 것은 겉 사람보다 속사람의 강건함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신앙의 마음 때문입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 하는 사람이 소경이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사람이 청각장애자인 것 같이 영적인 눈이 뜨이지 않으면 내면이니 영혼이니 하는 것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추상적 단어 일 뿐입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리면 내면이 보이고 영혼의 소리가 들립니다.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를 보는 듯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인 신앙의 가장 중요한 생명력이라 믿습니다. 샤워할 때마다 내 영혼을 깨끗이 씻어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느끼기를 원합니다. 샤워 물이 나를 감싸듯 주님의 손길이 내 영혼을 감싸서 겉 사람의 건강 보다 영혼의 강건함을 더 중하게 여기는 나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는 보이는 일상의 평범 속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영적인 세계가 구체적으로 우리 곁에 실재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주님을 보이는 형제에게서 보듯이 보이지 않는 영혼의 상태를 보이는 샤워 하는 몸에서 느끼는 것이 신앙의 눈인 것 같습니다. 항상 이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며 살고 싶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