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감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43회 작성일Date 17-10-21 14:10본문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화장실에 갑니다. 소변을 보면서 나는 감사를 고백합니다. 신장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이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소변이 길게 나오고 있음에 저의 감사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 씩 꼭! 꼭! 대변을 볼 수 있는 것 또한 화장실에서의 감사입니다. 신장 환자들이 겪는 또 하나의 고통이 수분을 많이 섭취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변비입니다. 그러나 아직 배변이 매일 이뤄지고 있으니 이 또한 아침의 감사 항목입니다. 그리고 창문을 열었을 때, 들어오는 신선한 가을 아침의 공기는 저를 또 다시 감사하게 합니다. 마음껏 심호흡을 하며 밤새 탄소 동화작용으로 깨끗해진 나무에서 뿜어내는 공기는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가장 좋은 자연 영양소입니다. 그 공기를 한껏 마실 수 있는 것은 아직 살아 있음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시고 호흡을 불어 넣으셨는데, 그 호흡이 지금도 계속 내 속에서 들이마시는 공기 매일 경험하게 하십니다. (창 2:7) 아내와 함께 예배당 뒷산을 올라가다 보면 아침의 감사는 절정에 달합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 굴곡이 있는 산책길을 마치 개선장군이 걷듯이 씩씩하게 걷다 보면 아직 제 건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언젠가 돌아가신 故 박정선 권사님이 뒷산 산책로에서 저를 만나면 목사님 걸어 오시는 것이 청년이 오는것 같았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목사님이셨네요 하며 저를 격려해 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그 때가 이미 십 년이 다 되어 가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런 걸음걸이로 뒷다리로 대지를 차고 뛰어 오르는 토끼다리 같이 땅을 딛고 걷는 것은 아침 감사의 극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 걷기를 마치면 아내가 오늘 걸음이 8,500보였다고 만보계를 읽어줍니다. 만보 가까이 걸었다는 점에서 마음이 뿌듯해지며 이아침의 감사가 저의 하루를 행복 속에서 시작하게 합니다. 화장실에서의 감사, 아침공기의 감사, 그리고 아침 걷기의 감사가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사람의 행복이란 참 단순한것이구나 하는 마음이 됩니다. 더욱이 아내와 함께 흰 죽이나 고구마로 아침 식사를 하다보면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에는 그다지 큰돈이 필요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고 싶다는 비교 의식을 버리면 우리의 식생활은 아주 간편해 집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의 건강을 위해 준비해 주신 음식들이므로 공중 나는 새와 같이, 들에 핀 백합화와 같이, 하나님께서 먹이고 입히시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아침 식단의 감사 입니다. 부부가 함께 늙어 가면 아침식사를 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아침 감사입니다. 아침은 그렇게 많은 감사를 느끼게 하는 시간 입니다. 아무리 바쁜 하루라 할지라도 아침의 감사는 빼놓을 수 없는 축복입니다. 저녁이 되어 아침이 되니 이는 첫 째 날이니라 하신 것 같이 아침은 하나님께서 하루를 완성하시는 시간입니다 (창 1:5). 아침의 감사는 이미 하루의 삶을 감사와 행복으로 완성하도록 주시는 약속과도 같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과 같이 내일은 또 내일의 아침이 옵니다. 오늘 못한 감사를 내일 아침에 마음껏 고백해서 어두운 어제를 씻는 아침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