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 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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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00회 작성일Date 17-09-23 10:46본문
아내와 함께 예배당 뒷산에 산책을 갔습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줍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저 사람들 뭘 줍는 거지?’ 라고 물었더니 도토리를 줍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많이 주운 사람들은 비닐봉지에 가득 주워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내도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주우면서 많이 떨어져 있다고 좋아했습니다. 도토리는 보통 다람쥐들이 먹이로 먹는다고 알고 있는데, 저렇게 사람들이 모두 주어가면 다람쥐들이 먹을 것이 그 만큼 부족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그것 다람쥐 먹이 인데 당신이 주워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면서 줍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내도 제 말에 동감을 하는지 도토리를 다시 땅에 던져두고 걷기를 계속 했습니다. 도토리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다람쥐 먹이로 땅에 떨어 뜨려 놓은 것들 입니다. 따라서 다람쥐를 생각해서 도토리를 줍지 말고 땅에 떨어진 대로 두는 것이 창조의 질서에 순응 하는 일입니다. ‘네가 네 포도원에 포도를 딴 후에 그 남은 것을 다시 따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버려두라. 너는 애굽 땅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 하라. 이러므로 내가 네게 이 일을 행하라 명하노라’ (신 24: 21-22).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수확의 일부를 남겨 두라고 하십니다. 땅의 수확의 일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몫으로 떼어 놓으신 것입니다. 마치 땅에 떨어지는 도토리가 다람쥐의 몫이듯이 우리가 걷어 들인 수입의 일부분은 남겨 주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 어려운 이웃, 자기 힘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남겨 두는 것이 하나님 백성의 삶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성도는 항상 남겨 두기를 잘 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어려운 사람들의 몫을 남겨 두어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라는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이 번 추석 명절에는 남겨두는 마음으로 작은 것이지만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 해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우리는 선심 쓰는 것 같지만 그것은 그 사람들 몫으로 하나님께서 남겨 두라고 하신 것들이므로 사실은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이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이 점점 적어져서 우리가 나누는 작은 일들이 큰 선심이 되어 가고 있을 뿐입니다. 다람쥐를 위해 도토리를 줍지 않는 것이 선심이 아니라 당연한 것 같이, 우리의 나눔이 대단한 선행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의 몫으로 남겨 두라 하신 것을 건네주는 일상의 당연한 일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물질세계를 건강하게 지켜 가는 창조의 질서 일 것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