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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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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81회 작성일Date 18-03-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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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경남 기독신문사에서 창립 12주년 기념 음악회에 저를 초청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경남 기독신문은 제가 집필위원이 되어서 저의 목회단상이 자주 실리곤 합니다. 그래서 축하해 주어야겠다는 마음에 어떤 음악회인가 물었더니 클래식과 남진 장로가 출연한다고 했습니다. 클래식이야 음악회에 당연히 등장하는 장르이지만 남 진 장로가 출연한다는 말이 생소하게  들렸습니다. 가수 남 진 씨가 온다면 생소할 것이 없지만 남 진 장로라고 하는 말이 이상했습니다. 남 진 하면 60, 70년대 관중석의 오빠 부대를 만들어 낸 유명한 트로트 가수 입니다. 그는 TV 방송국에서 실시하는 가수왕을 몇 번 씩 수상했고 영화에도 출연한 가수 겸 배우입니다. 그는 1970년 말 가수 윤복희와의 결혼과 이혼으로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습니다. 그의 히트곡인 ‘가슴 아프게’ 는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님과 함께’ 등은 그 당시로는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와 춤을 합성시킨 새로운 장르의 노래였습니다. 그러던 남 진 씨를갑자기 남 진 장로라고 하니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수 남 진이 어떻게 남 진 장로가 되었나 궁금해서 저녁에 시간을 내서 음악회에 갔습니다.  남 진은 노래와 함께 자기의 간증을 내 놓았습니다. 그가 가수로 인기를 누릴 때에도 자기가 노래를 잘해서 그렇지 라고 생각했고 월남전에 참전해서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그때에도 운이 좋아서 그렇지 라고 생각 했을 뿐 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동기였는지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알았다고 감사했습니다. 그가 어떻게 기독교 신자가 되었고 더 나아가서 장로까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고백만은 저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큰 감동으로 울려 왔습니다. 저는 남 진 같이 인기와 다양한 경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살아 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남 진과 같은 고백을 할 수 밖에 없음은 사실입니다. 직장 생활 17년, 외국 생활 11년, 목회 생활 18년, 이렇게 세월이 흘러서 어느 덧 육십 대 중반이 되어보니 지난 시간들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특히 기독교의 불모지라고 하는 미국 시애틀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그 교회가 세워져 가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또 우리 교회에서 지난 십 이년 간 큰 과오 없이 목회를 해 온 것도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좋지 않은 시력과 건강 상태로 성도들의 사랑을 받으며 강단을 지켜 온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감사하게 됩니다. 스물여섯 살에 직장 따라 내려온 창원에서 사십년 세월을 보내고 보니 지난 시간들이 모두 하나님의 은혜 였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됩니다. 이 고백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우리 모두의 마음이리라 여겨집니다. 70, 80년대 산업화를 지내고 그 이후 민주화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른 우리 세대 사람들은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가수 남 진 도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그가 겪은 모든 일들이 오늘의 남 진 장로를 만들어 냈다고 고백하는 것 같습니다. 기쁨 뿐 아니라 슬픔도, 즐거움 뿐 아니라 고난도 모두 오늘의 그리스도인 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며 시간들이었으므로 이 모두를 하나님의 은혜라 고백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남 진 장로가 74세라고 합니다. 아직도 춤추며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예전의 모습과 같지만 그의 내면은 분명히 달라진 것 같았습니다. 우리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하나님의 은혜에 젖어 내면이 깊어지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겉사람의 건강 보다 속사람의 강건함이 품격으로 나타나는 시절을 살고 싶은 소원을 하나님께  아뢸 뿐 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