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회

남산교회
로그인
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그리스도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38회 작성일Date 18-02-02 16:42

본문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납해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 나의 잘못으로 받아주는 사람이다.’ 어느 노 목사님의 그리스도인에 대한 정의 입니다. 그러면서 예화를 하나 들었는데, 강가에서 닐 낚시를 하려고 낚시꾼이 낚시줄을 던지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으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낚시 줄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무엇엔가 걸리는 듯 했습니다. 이상해서 뒤를 돌아보니 자기가 던진 낚시 줄 끝의 낚시 바늘이 뒤에 서 있던 사람의 코에 걸렸던 것입니다. 낚시 바늘에 코가 걸린 사람은 피를 흘리면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낚시꾼에게 낚시 바늘에 피해를 입은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뒤에 서 있어서 죄송합니다’ 이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라고 노 목사님은 말했습니다. 그 예화를 들으면서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지 세상에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그리스도인이기 전에 모자라는 사람이거나 바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제가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용지 호수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에 뭔가 부딪쳤는지 정신을 잃을 만큼 충격을 받고 길거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밴의 짐칸 문이 열려진 채 보행자 도로에 올라와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그 밴의 열려진 뒷문 모서리 부분에 머리가 부딪친 것입니다. 상황 파악을 하고 보니 밴의 운전자가 차 옆에 서서 걱정스러운 듯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화를 내면서 운전자에게 사람이 다니는 길에 차 뒷 문을 열어 놓으면 어떡하냐고 항의를 해야 마땅할 텐데, 제 입에서는 ‘괜찮습니다’ 하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머리의 부딪친 부분을 만져보니 손에 끈적한 느낌이 느껴졌습니다. 피는 흐르지 않았지만 부딪히는 바람에 살갗이 볏겨졌던 것 같았습니다. 죄송하다고 하는 밴의 운전자에게 제가 한 마디 더 한 것은 문이 열려져 있는 것을 못 본 제 잘못이지요 라는 말이었습니다. 다친 사람은 나인데, 괜찮습니다. 제 잘못 입니다 라고 말하는 내 자신이 마치 그 노 목사의 예화에 나오는 낚시 바늘에 코가 걸린 그 사람 같았습니다. 낚시 바늘에 코가 걸렸는데도 뒤에 서 있어서 미안하다고 하는 그 사람은 어리석은 것도 아니고 바보도 아닌 그리스도인일 뿐입니다. 그말은 그리스도인이란 이 세상에서는 어리석은 사람이나 바보 취급을 받는 다는 의미일 것 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그 날 밴 운전자가 보기에는 좀 모자라는 사람으로 보였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친 것에 대한 항의나 사고 이후의  후유증을 위해 운전자의 연락처도 받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난 저를 오히려 비웃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배당까지 걸어오면서 줄곧 제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되었더라’ 아침 QT묵상 말씀이 제 마음 속에 되새김질 하듯 반복되었습니다. (행 11:26)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았더라 하는 말씀이 비로소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결코 양보하지 않던 제가, 따지기를 잘하고 잘못된 것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던 제가 남의 잘못을 용납하고 더 나아가서 나의 잘못으로 받아주는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이 머리의 아픔을 씻어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악을 용서해 주셨고, 우리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납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가서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베풀어 주신 용서와 은혜를 경험한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대로 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면 손해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하심도 받습니다. 되돌아보면 그 날 머리가 찢어질 수도 있고, 안경이 깨지고 눈을 다칠 수도 있었는데, 그 정도에서 사고가 그친 것은 하나님의 보호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아픔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