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의 신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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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28회 작성일Date 18-01-06 11:25본문
목회자는 기도원이나 조용한 수련원에서 신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기도원에서 기도하며 일 년간 사역을 구상하거나 혹은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 수련원에서 조용히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저는 의외의 장소인 병원에서 신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왼 쪽 다리가 당기듯 아프더니 드디어는 잠을 자려고 발을 뻗기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할 수 없이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결과는 척추의 4번과 5번 사이 디스크가 돌출 되어서 주변 근육에 염증이 발생해 신경을 압박하여 다리 통증이 왔다고 했습니다. 치료 방법은 수술 대신 수액으로 염증을 치료하고 물리치료로 척추를 바로 세워 주는 것인데 약 2주 동안 입원 가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저는 꼼짝없이 병상에서 신년 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침대에 누워 팔에 링거 주사를 꽂고 가만히 하나님을 묵상했습니다. 첫째로 떠오르는 것이 제가 신장 투석 받는 것에 불평을 많이 해 온 점이었습니다. 가끔 투석실에서 휠체어를 타고 가시는 분들을 봅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서도 두 발로 걸어서 투석실을 나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런 상황이 되고 보니 걸어서 투석실을 오고 가는 것의 감사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의 은혜를 받았으면서도 출애굽 후에 광야 생활에서 마늘이 없는 것, 오이가 없는 것, 그리고 수박을 못 먹는 것을 불평했습니다. 성경을 읽는 우리가 볼 때에는 어리석은 백성이라고 하겠지만 바로 그 모습이 지금의 제 모습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받았음에도 감사하지 않고 육체의 질병을 불평하며 살아 왔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사는 것이라는 말씀이 실감됩니다. (신8:3) 구원의 감격도 잊은 채 건강이 없는 것. 재물이 없는 것, 세상의 힘이 없어서 우리는 불평하고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이런 제 모습을 신년 묵상에서 발견하게 되자 올 해 주님께서 주시는 우리의 신앙 목표가 바로 ‘감사’가 되기를 주님이 원하시는 것임을 알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감사하면 건강이 없음도, 재물이 없음도, 세상의 힘이 없어도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비록 신장 투석을 해도 하나님의 구원을 생각하면 이 질병의 시간도 주님의 손길 안에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금년에는 투석 할 때마다 구원 받은 백성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질 것 같습니다. 게다가 두 발로 걸어서 들고 나간다면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 좋아하는 이스라엘 백성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잊지 않을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입니다 .마늘이 없어도, 오이가 없어도, 수박이 없어도 감사하는 한 해가 될 것을 바라봅니다.
나팔수 강 승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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