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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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30회 작성일Date 18-04-14 10:58본문
무척 화가 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목사라는 이름 때문에 화를 낼 수가 없어 꾹 참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쏟아놓을 때라고는 아내 밖에 없는지라 아내 앞에서 화 난 일을 이야기하며 불평을 털어 놓았습니다. 한 참을 듣고 있던 아내는 ‘뭐 그만한 일로 그래요?’ 하면서 저를 달래려 했습니다. 저는 아내의 반응에 ‘뭐? 그만한 일?’ 하면서 더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기분 전환이나 할 겸 차를 타고 외식을 하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차를 타고 가면서 제가 또 화난 일을 재방송한 것입니다. 그러자 아내가 그런 기분으로 어떻게 기분 좋게 식사를 하겠어요? 하며 역시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대꾸 했습니다. 그때 제 속에 눌려 있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이 미친 마누라야, 차 돌려 집으로 가!’ 하고 소리쳤습니다. 순간 아내도 놀란 듯이 저를 한 참 째려보더니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소리를 크게 지르고 나서그런가 마음이 잔잔해 지는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는 제 속의 화를 미친 마누라 소리까지 들어가며 아내가 풀어준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야, 목사 아내라는 것이 참 불쌍한 자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는 내가 냈는데, 목사라는 자리 때문에 그 화를 함부로 풀 데가 없어서 꿍 하고 마음에 담아 두고 있으니 그 마음에 평안도 없고 사랑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그런 목사의 화를 풀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별소리를 다 들어가며 제 속의 화를 소리로 끄집어내게 하는 치료자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화가 풀린 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불쌍한 마누라 였습니다.
아내는 가끔 나는 목사와 결혼 하지 않았다고 저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저야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 길을 간다고 하지만 아내는 저를 따라 이 길을 함께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목사의 아내로 살아온 날이 벌써 이십년이 넘습니다. 사, 오십대의 중년과 육십대에 들어선 노년 까지 아내는 보통 부인들과는 다르게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주신 삶의 자리라고 받아들이며 살아 왔습니다. 그런 아내를 보고 미친 마누라라고 하고 나니 이제는 불쌍한 마음에서 미안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아내의 마음을 풀어 주려고 그 이후로는 그 일에 대해 결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잠잠히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내도 제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혀 기분 나쁜 기색을 하지 않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어느 권사님이 하신 말이 생각났습니다. 결혼 생활 내내 그렇게 아내 속을 썩이던 남편이 마지막 돌아가시면서 ‘미안하다 고맙다’ 라고 남긴 한 마디가 그 동안의 모든 서운함과 아픔을 한 순간 씻어 주더라는 것입니다. 그 날 밤 잠든 아내 옆에 누우며 조용히 이렇게 말해 보았습니다. ‘미안하오, 그리고 고맙소’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을 때, 그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살아서 자꾸 해야 죽는 순간에도 잊지 않고 그 한 마디를 남길 것 같습니다. ‘미안하오, 그리고 고맙소’
형제들이여, 오늘 그 마음을 말로 표현합시다. 우리 남편들에게 미친 여자 소리까지 들어 주는 여자가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래서 미안하고 고마운 것이겠지요!
나팔수 강 승 구
그러자 야, 목사 아내라는 것이 참 불쌍한 자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는 내가 냈는데, 목사라는 자리 때문에 그 화를 함부로 풀 데가 없어서 꿍 하고 마음에 담아 두고 있으니 그 마음에 평안도 없고 사랑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그런 목사의 화를 풀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별소리를 다 들어가며 제 속의 화를 소리로 끄집어내게 하는 치료자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화가 풀린 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불쌍한 마누라 였습니다.
아내는 가끔 나는 목사와 결혼 하지 않았다고 저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저야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 길을 간다고 하지만 아내는 저를 따라 이 길을 함께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목사의 아내로 살아온 날이 벌써 이십년이 넘습니다. 사, 오십대의 중년과 육십대에 들어선 노년 까지 아내는 보통 부인들과는 다르게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주신 삶의 자리라고 받아들이며 살아 왔습니다. 그런 아내를 보고 미친 마누라라고 하고 나니 이제는 불쌍한 마음에서 미안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아내의 마음을 풀어 주려고 그 이후로는 그 일에 대해 결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잠잠히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내도 제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혀 기분 나쁜 기색을 하지 않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어느 권사님이 하신 말이 생각났습니다. 결혼 생활 내내 그렇게 아내 속을 썩이던 남편이 마지막 돌아가시면서 ‘미안하다 고맙다’ 라고 남긴 한 마디가 그 동안의 모든 서운함과 아픔을 한 순간 씻어 주더라는 것입니다. 그 날 밤 잠든 아내 옆에 누우며 조용히 이렇게 말해 보았습니다. ‘미안하오, 그리고 고맙소’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지금 살아 있을 때, 그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살아서 자꾸 해야 죽는 순간에도 잊지 않고 그 한 마디를 남길 것 같습니다. ‘미안하오, 그리고 고맙소’
형제들이여, 오늘 그 마음을 말로 표현합시다. 우리 남편들에게 미친 여자 소리까지 들어 주는 여자가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래서 미안하고 고마운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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