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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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56회 작성일Date 18-03-17 14:01본문
우리의 형제 박 노광 장로가 소천 했습니다. 금년 나이 63세, 요즈음 백세 시대에 비하면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암 투병 7개월 만에 소천 한 것입니다. 암 투병을 하더라고 몇 년 씩 생명을 유지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박 장로는 투병생활을 오래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울에서 입원해 있을 때, 치료받고 다시 창원으로 내려오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그만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지도 못했습니다. 박 장로는 제가 뉴질랜드로 공부하러 떠날 때, 자기가 공부하던 호주와 가깝다고 저에게 작별 식사라도 나누자고 하며 저를 환송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박 장로의 마지막 떠나는 길을 배웅하지 못해 못내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아침 박 장로를 떠나보내는 천국 환송예배를 마치고 그의 육신은 화장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화장하는 동안 박홍보 교구 목사가 화장예배를 인도 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박 홍보 목사는 박 장로의 소천에 대한 저의 아쉬움에 답을 주는 메세지를 전했습니다. ‘박 장로님은 암 세포에 의해 죽은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박 목사의 죽음에 대한 메세지는 우리 모든 성도의 죽음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질병으로 죽건 사고로 죽건 죽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었을 때, 무엇 때문에 죽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도의 죽음은 다릅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군가 자기 목숨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다시 목숨을 얻기 위하여 스스로 내어 놓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요10:17-18). 다시 얻는 목숨은 바로 부활의 생명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죽음이며 성도의 죽음입니다. 따라서 성도는 무엇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부활의 생명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믿음의 죽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목사는 믿음의 삶 보다 중요한 것은 믿음의 죽음이라고 하며 메세지를 마무리 했습니다. 박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어쩌면 박 장로는 죽음을 선택 했는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세상의 고통과 아픔의 시간 보다 오히려 병든 몸을 벗고 영원한 부활의 생명을 덧입기 위해 담담하게 그의 목숨을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죽음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박 장로의 이른 소천도, 짧은 투병 생활도, 그리고 작별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안타까움도 그다지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그는 더 나은 세계, 더 좋은 생명을 얻기 위해 믿음으로 그의 목숨을 하나님의 손길에 맡겼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박 장로의 소천을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성도의 죽음의 의미를 새삼 생각하게 하셨습니다. 주 안에서 죽는 자가 복이 있고, 성도의 죽음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성경의 말씀들이 믿음의 죽음을 뜻하는 말씀이었음을 깨닫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성도의 눈물을 닦아주시며 더 이상 사망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 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없는 영원한 부활의 생명을 준비하셨으므로 그 생명을 소망하는 성도는 속히 그 생명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계 21:4) 그런 의미에서 박 장로 뿐 아니라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여러 성도들도 모두 믿음의 죽음을 선택 한 지혜로운 사람들이라 여겨집니다. 믿음은 삶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죽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장로의 장례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성도의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셨습니다. 과연 장로는 죽음을 통해서도 교회의 유익을 끼치는 일을 하고 갔습니다. 앞으로 우리도 죽음을 맞이할 때, 두려움이나 미련도 하나님께 나의 목숨을 맡기는 믿음으로 죽음을 선택하여 더 좋은 생명을 얻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성도의 죽음은 끝이 아니고 부활의 몸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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