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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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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96회 작성일Date 18-09-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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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식사시간, 아내는 강아지도 아침 밥 먹어야지 하면서 강아지 밥을 밥  그릇에 담아 주려고  밥 그릇 앞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 아야!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붙들고 서 있는 것입니다. 몇 초 안되는 잠시이지만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저는 다만 머리를 붙들고 아프다고 투덜거리는 아내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서 보고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당신은 내가 아파서 소리를 치는데도 앉아서 웃고만 있느냐며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강아지 밥을 꺼내느라고 찬장의 문을 열어 놓았는데,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그만 그 열려진 문에 머리가 부딪혔다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도 아닌 환갑이 넘은 여자가 찬장 문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아파하는 모습이 또한 우스워서 ‘아니 어떡하다가 찬장 문에 머리를 부딪치냐’고 하며 또 웃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더 큰 소리로 내가 머리가 아파 죽으면 좋겠냐고 하며 섭섭해 했습니다. 찬장 문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죽기까지야 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아내의 그런 모습을 보니 아프기는 꽤 아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도 일어서서 아내의 머리를 만지며 혹은 안 났네 하자 그제야 아내는 조금 화가 풀렸는지 미안하니까 괜히 그러지 말라고 하며 낮아진 톤으로 대꾸하였습니다. 아내가 아야! 할 때부터 벌떡 일어서서 아내의 머리를 만져 주면서 많이 아프냐고 물어 봤다면 아내는 그 한 마디가 위로가 되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내가 조금만 아프다고 해도 무슨 일인가 얼른 달려와서 괜찮냐고 묻는데, 저는 항상 아내가 튼튼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아프다고 해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내도 나이가 들었는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병원에 가 봐야 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자주 피로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런 아내에게 저의 태도는 항상 위로가 아니라 핀잔만 하지 않았나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부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아픔을 동감하며 위로하고 치유하여 주는 것일진대, 나는 잘 못하는 남편 인 듯싶습니다. 한 참을 아프다고 머리를 문지르던 아내가 그래도 내 아침 식사를 챙겨 주느라고 음식을 차리는 것을 보며 부부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를 내면서도 남편의 식사를 챙겨 주는 아내, 핀잔을 받으면서도 아내를 위로하려 하는 남편, 이렇게 서로 다투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것이 부부인가 봅니다.  하나님은 우리와의 사이를 부부 사이로 자주 묘사하십니다. (예레미야, 호세아, 아가서등) 따라서 하나님을 믿는 우리 신앙도 부부 사이 같이 다투기도 하고 핀잔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화를 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항상 위로이고 격려로 끝나고 맙니다. 이것이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이고 남편과 아내의 사이입니다. 따라서 그런 결말을 안 다면 이왕 하는 말 비웃는 말 보다 따뜻하고 감싸주는 말이 훨씬 더 나을 것입니다. 매일 기도 하면서 하나님으로 부터 이런 말로 위로 받으면서 아내에게는 위로의 말을 못하는 제 자신을 보니  기도와 삶이 다른 신앙을 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다시 한 번 아내가 아파하면 얼른 달려가서 괜찮냐고 위로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픔에 항상 그렇게 대 하듯이 말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