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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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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392회 작성일Date 12-08-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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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휴식
  아내는 1남3녀 중 맏딸 입니다. 여동생 둘이 모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 생활이 바쁘다 보니 동생들이 한국에 오는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저희가 미국에 들리면서 세 자매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제 옆에 앉아 있으면서도 고개는 동생들 쪽으로 돌려서 웃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가 저렇게 재미있을까 하여 저도 옆에서 귀를 기울여 들어 보니 가방이나 옷이 미국에서는 얼마인데 한국에서는 얼마다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내는 저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주로 교회 이야기나 신앙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동생들과 만나니 대화 거리가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저하고 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보다 동생들과 가방 이야기 할 때가 더 즐거워 보였습니다. 갑자기 아내가 쇼핑 같이 가자고 할 때 혼자 다녀오라고 하던 것이 미안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아내는 옷을 사는 것 보다 옷을 고르며 저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것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가? 동생들과 가방이나 옷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이 남편인 제가 못 해준 것을 동생들이 해 주는 듯했습니다.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 생각이 났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말씀을 농부가 씨를 뿌리는 모습으로, 겨자씨가 자라는 모습으로, 혼인 잔치의 이야기로 전해 주셨습니다. 예수님 당시 사람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삶의 이야기가 예수님의 대화 거리였습니다. 나는 혹시 아내와 영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서 예수님보다도 더 고상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그런 대화 속에서 아내는 가방이나 옷 이야기 보다는 교회와 신앙에 대해서만 대화를 해야 하는 구름 위의 는 사모로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돌이켜 보았습니다.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예수님, 그래서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사랑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물 이야기를 하는 여자에게 생수의 이야기로 맞추어 주시고 떡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떡 이야기로 대답해 주신 예수님은 진정 우리에게 즐겁게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 하게 해주신 위대한 대화자였습니다. 동생들과 가방과 옷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이나 한국 보다 더 좋은 하나님의 나라로 이야기를 맺는 아내의 대화 솜씨가 훌륭해 보였습니다. 이국땅에서 오랜만에 만난 세 자매가 이 세상이 우리의 이국땅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한 달 후에는 또 헤어져야 하는 동생들인데 우리의 소망을 하나님의 나라에 두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세 자매의 즐거움을 계속 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에서의 식간이 동생들로 인해 아내에게도 좋은 휴식의 시간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