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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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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408회 작성일Date 12-04-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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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단상
  진해 벚꽃 축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벚꽃 축제를 매년 빠지지 않고 가봅니다. 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벚꽃 축제를 보러 오는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것 또한 즐거움입니다. 전국 팔도에서 구경 온 사람들이 저 마다의 각양 사투리를 쓰며 벚꽃 장터를 지나는 풍경은 사람 사는 맛이 있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저는 가끔 예수님이 말씀을 전하시던 곳이 이런 서민들이 모여드는 장소가 아니었을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금년에는 자매 순장들과 함께 벚꽃 구경을 갔습니다.
거리 전체를 하얗게 뒤덮은 벚꽃은 과연 벚꽃 축제라 할 수 있는 진풍경 이었습니다. 특히 밤에 불빛에 비쳐 보는  벚꽃은 그 모습이 우리 모두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밤 벚꽃을 보면서  순장 자매님들이 한 마디씩 감탄사들을 내어 놓았습니다.
 ‘하얀 눈 같습니다.’ ‘솜 같습니다.’ ‘팝콘 같습니다.’
벚꽃에 대한 여러 가지 직유법들이 발휘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감탄사 보다 성경말씀이 한 절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벧전1:24). 눈과 같고, 솜과 같고, 팝콘과 같이 깨끗하고 부드러운 벚꽃도 며칠만 지나면 떨어지고 마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벚꽃 구경을 하면서도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저 꽃들이 떨어지고 나면 사람들은 그것들을 밟으며 오히려 지저분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화원 아저씨들은 떨어진 꽃들을 빗자루로 쓸어내며  벚꽃들이 귀찮게만 생각되는 것입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자연의 이치뿐 아니라, 우리 인생도 그렇다는 것을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 명성을 쌓던 업적들, 존경과 칭찬을 받던 실력들, 이런 모든 것들은  꽃의 영광과 같이 한 순간 피어났다가 떨어져 사라지는 것 입니다. 인생을 화려하게 꽃 피운 사람일수록 그 인생의 떨어짐은 더욱 서글픈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세상에서 인생의 꽃을 화려하게 피우기보다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의 꽃을 피워내는 것이 더 지혜로운 삶이라고 성경은 말하는 것입니다.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벧전1:25).
  벚꽃이 다 떨어진 후 다시 한 번 벚꽃 피던 거리를 가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음미 해야겠습니다.                  나팔수 강 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