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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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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35회 작성일Date 20-07-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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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으로 이사 온 후에 집안 정리가 대충 끝이 났을 때 레몬을 사서 씨를 받아두었습니다. 화분에 씨를 심어 레몬을 자라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사 오기 얼마 전 부천에 있을 때 딸이 레몬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며 나온 씨들을 심자는 말을 하였을 때 설마 싹이 나올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심었는데 신기하게도 몇 주 뒤 싹이 나왔고, 잘 자랐습니다. 이사 오며 주변에 다 나눠주었고 창원에서 다시 심으려고 계획하였습니다. 얼추 정리가 된 뒤 화분을 사서 20개 정도 되는 씨를 심었고,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약 2주쯤 뒤에 싹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올망졸망 작은 화분에서 잘 자랐습니다. 분명 원산지가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수입되어 왔을 터인데 적합한 환경이 이루어지자 싹을 틔우는 그 생명력이 놀랍기만 하였습니다. 지금은 꽤나 자라서 7-8개월 만에 제일 큰 것은 약 30cm정도까지 자랐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키를 자랑하는 그 나무의 잎사귀 중에 하나가 메말라가기 시작하여 보기에 거슬려 떼어냈습니다. 그리고는 궁금하여 잎사귀에서 아직 푸른빛을 띠고 있는 부분을 문질러 냄새를 맡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레몬향기가 진하게 배어 나왔습니다. 아직 레몬 나무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작고, 열매를 맺기에는 거리가 먼 그 작은 나무의 메말라 가는 잎에서도 레몬 향기가 퍼져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 “정말 레몬 나무가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 몸이 레몬 향으로 가득하니 열매도 동일한 향기가 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를 체험하고, 새로운 피조물인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난 생이 어언 30년이 넘는 세월입니다. 바울의 고백을 그대로 흉내 내면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는 단계가 된 것입니다. 이는 분명 나는 죽고 예수로만 사는 삶이 된 것을 의미합니다. 나무로 치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예수 나무가 된 것입니다. 레몬 나무가 잎사귀부터 줄기까지 레몬 향기를 뿜어내는 것이 당연하다면 예수 나무인 나도 그리고 모든 그리스도인들도 당연히 온 몸에서 예수 향기가 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2:15)라는 말씀 또한 이를 뒷받침합니다. 몸에서 어떤 향기가 퍼져나가고 있는지가 곧 그 사람의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향기는 인위적으로 겉에서 뿌리는 향수가 아니라, 몸 안에 내재 되어 있는 성향으로 인하여 돌출되어 나오는 향기를 말합니다. 그것은 곧 삶의 향기가 될 것입니다. 인위적으로 뿌리는 향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곧 사라지고 맙니다. 이처럼 삶의 향기라는 것도 인위적으로 포장한다고 해서 지켜질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포장은 곧 드러날 일만 남은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속에서 우러나오는 향기는 삶 속에 깊이 녹아져 있는 것이기에 설사 포장으로 가린다 해도 그 배어나오는 향기를 쉽게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옛사람이 죽고, 예수 그리스도로만 사는 예수 나무는 그 삶의 향기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 열매를 맺는 결론에 도달할 것입니다. 예수 열매를 맺었기에 예수 나무가 아니라 이미 예수 나무이기에 예수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지금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은 어떤 향기가 배어나옵니까?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로 주변을 채워가는 예수 나무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