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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현재의 모습 속에서 미래를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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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75회 작성일Date 20-06-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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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의 첫날 새벽기도회를 인도하며 바울에게 허락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시선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바울이라는 열정적인 인물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기를 간절히 갈망하며 살아갔기에 그러한 눈을 선물로 받았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목회의 사명을 감당하며 그러한 시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시시때때로 느낍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쓴 고린도전서의 시작부분에는 서신을 받는 수신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살펴보면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고린도는 바울이 2차 전도여행 중에 꽤 긴 시간이라 할 수 있는 1년 6개월을 머물며 복음을 전했던 장소입니다(행 16:11). 그렇게 해서 탄생된 고린도 교회가 고린도 지역의 문화와 사상, 풍습 그리고 우상숭배적인 요소들에 노출되며 여러 가지 문제들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지도자들에 대한 선호도에 따른 심각한 분열상, 성적인 문란함, 세상 재판정에서의 고발사건,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을 먹는 것, 서로의 은사에 대한 무분별한 자랑, 성만찬의 오용 그리고 부활에 대한 부인과 같은 사항들이 돌출되어 일대 혼란을 빚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연합은 무너지고 지위로 나뉘고, 성별로 나뉘고, 은사로 나뉘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파편화되는 안타까움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바울의 심정이 어떠했을지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열정과 사랑을 쏟아 부어 세워진 교회가 그와 같이 와해되고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안타까움도 느꼈겠지만 또한 그와 같은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향한 분노도 있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편지의 시작은 사랑의 마음과 기대가 가득하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특히나 서신의 수신자들인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표현하는 방식을 보면 마치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아무 문제도 없는 듯이 느껴집니다: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은 자들”(고전 1:2). 분명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진 삶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는 상황이고, 성도라 부르기에는 부끄러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삶임을 알고 있습니다. 바울이 이와 같은 표현으로 고린도 성도에 대하여 쓸 수 있는 것은 결코 가식적인 것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성령의 감동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주로 현재 드러나는 모습만으로 평가하고 판단하여 미래를 재단한다면, 지금 바울은 미래에 성취될 모습을 통해 현재를 보고 있기에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보는 눈이 완연히 다른 것입니다. 이러한 시선은 결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죄 된 모습이 아니라 죄사함의 영광스러운 미래상을 기대하시며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기꺼이 지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고 있기에 그 주님의 눈이 곧 바울의 눈이 되었을 것입니다. 바울의 고린도 성도들을 향한 염원을 살펴보면 그 증거가 드러납니다: “주께서 너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끝까지 견고하게 하시리라”(고전 1:8). 주께서 죄인 중에 괴수였던 자신을 찾아오셔서 붙잡아 사도로 세워주신 것처럼 그렇게 고린도 성도들을 책망할 것 없는 자로 세워주실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미리 내다 봅니다. 지금 우리 모두가 회복해야 할 시선입니다. 특히 목회자인 저를 비롯하여 지도자로 다른 이들을 이끄는 사람들에게는 각 사람의 현재가 아닌 성취될 미래의 모습을 미리 보는 눈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연합의 회복이 바로 거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