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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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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02회 작성일Date 20-05-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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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하던 삶에서 느즈막에 목회를 결심하며 마음속에 가장 크게 와 닿은 목표가 하나 있었습니다. 모쪼록 하나님께서 심어준 것이기를 소망하며 계속해서 기도하며 그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일상의 그리스도인이 되자’라는 목표입니다. 이것은 저를 향한 외침이며 또한 우리 남산교회 모든 성도들을 향한 바램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대한민국을 복음화하자, 열방을 품자, 순교자의 정신으로 살아가자”와 같은 무슨 대단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삶이 그리스도인다운 일상을 사는 신앙인이 되자는 것입니다. 한 번은 집에서 교회로 올라오는 길에 누군가가 길에서 음식을 먹었는지 음식물 찌꺼기들과 스티로폼 포장들 그리고 음료수 캔들이 어지러이 길에 널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지저분함을 보고 그냥 지나치며 마음속으로 “어찌 사람들이 저렇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이 몰지각할까, 자기 집이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비난하며 서둘러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교회로 가까워지면 질수록 마음속에서 더 크게 울리는 음성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그냥 지나치는 너는 무엇이 다르더냐?”라는 제 양심을 깨우는 하늘의 소리였습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울림이었습니다. 마침 그곳에는 감사하게도 비닐봉지도 있었고, 그 봉지에 흩어져 있는 일회용 그릇들과 캔 신문지 뭉치들을 담아서 들고 오면 되었습니다. 외면하고 갔을 때와는 사뭇 다른 상쾌함과 뿌듯함이 마음을 기쁘게 했습니다. 그리고 걸어가는 길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 또한 봉지에 담으며 걸으니 거리 또한 한결 깨끗해졌습니다. 이 일을 행하며 한 가지 마음에 다짐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집에서 교회로 향할 때 비닐봉지 하나를 들고 나와야겠다는 것입니다. 지나는 길, 비록 짧은 거리이지만 그곳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치운다면 세상은 그만큼 환해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매해 한 날을 잡아서 주변 청소를 하는 것도 계속 해야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매일 매일 우리가 걷는 길만이라도, 그 많은 쓰레기 중에 단 한 개만이라도 우리가 해결해 나간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땅은 더 깨끗해질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일상의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그리 복잡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다는 것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가정에서는 다정한 말 한 마디, 정감 있는 포옹 한 번이 가족들의 마음을 평안케 할 것입니다. 친지들과의 삶 속에서는 친밀한 만남과 따스한 배려가 관계를 깊게 열어 갈 것이며, 직장에서는 질책과 비난보다는 용기를 북돋우는 격려와 지지 그리고 이해와 인내가 분위기를 바꿔 갈 것입니다. 물론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일상은 자연스레 실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부터 조금씩 환하게 바뀌어 간다면 그 힘은 분명히 세상을 향하여도 퍼져나갈 것입니다. 빛은 결코 한 곳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저는 우리 남산교회의 성도님들이 모두 일상의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삶으로 열방을 향하여 보내는 선교사가 되고, 가는 선교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