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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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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80회 작성일Date 20-04-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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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절실하게 와 닿는 시절이 없는 듯합니다. 지구촌이라는 단어는 캐나다의 매스미디어 학자인 마샬 맥루한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1964년 그가 쓴 『미디어의 이해』란 책에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지구의 각 나라가 결코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마을처럼 하나로 연결되는 시대를 미리 내다본 용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지구촌이란 단어를 실감하게 됩니다. 지구 전체가 실핏줄처럼 연결된 신경망으로 하나 되어 전염병에 함께 노출되는 것을 통해 이미 한 마을 공동체가 되어버린 상황을 깨닫습니다. 함께 퇴치를 위해 서로 돕지 않는다면 같이 재앙 속으로 빠져든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이 지구촌이라는 용어를 기독교식으로 바꾸면 바로 ‘한 몸’의식일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서신서의 여러 곳에서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다”(롬 12:5; 고전 10:17; 12:13; 골 3:15)라고 선포합니다. 이 선포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온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한 교회를 이루는 꿈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소망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온 인류가 하나 된 교회를 이룬다면 얼마나 멋진 세상을 이룰 수 있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 상황만 보아도 절망감을 느끼게 합니다. 전 세계적인 재앙이라 할 수 있는 코로나 사태에 직면하여 우리나라 내의 가톨릭과 불교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톨릭은 하나의 통일된 조직을 통해 연합된 의견으로 움직이고, 불교 또한 각 종단이 합심하여 “온 천지가 다 한 몸이라는 인드라망 사상으로” 같이 아픔을 나누겠다며 종교계 중 제일 먼저 모임을 폐했다 합니다. 세상의 종교들이 이렇다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외에는 구원 얻을 이름을 세상에 준바가 없다(행 4:12)는 것을 확고히 믿고 있는 기독교는 어떠해야 할까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가장 강력한 연합을 이루어 한 몸임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한 몸 의식을 더욱 부각시키며 가장 강력한 연합의 기치를 올려야 할 개신교가 지리멸렬 사분오열로 제각각입니다. 주변의 눈총을 받아가면서 하나님을 향한 헌신을 지키겠다고 현장예배를 고수하는 교회들이 있는가 하면, 정부의 모이는 예배 자제 촉구를 교회 핍박으로 간주하여 강력하게 반발하는 교회들이 있으며 또한 정부시책을 기독교 탄압이 아닌 전염병 예방 차원으로 여기고 적극 협조하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교계 내에서도 이러한 다양함들이 충돌하며 갈등을 빚으며 양극으로 나뉘기도 합니다. “현장예배를 고수해야 한다” 혹은 “아니다 온라인으로 드려야 한다”라는 양 갈래 길에서 어느 쪽이 옳다는 것은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사안에 대하여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는 개신교의 상황이 안타까운 것입니다. 기독교 연합 단체들이 있음에도 유명무실 제 역할을 못하는 처참한 상황입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전염병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지독스럽게도 변하지 않는 우리의 신앙적인 독선이 무섭습니다. 먼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한 몸 신앙을 회복해야 기독교다운 길을 걸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장 예배를 강행하든 아니면 온라인으로 드리든 제발 한 몸으로 통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의지, 주장과 이념을 내려놓고 예수님께서 걸으실 길이 어느 쪽인지를 살펴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이 교회가 하나 되고 한 몸이 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