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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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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49회 작성일Date 20-11-0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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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경기도 광주의 한 시골 마을 교회에서 부흥사경회를 인도할 때였습니다. 주변이 한적한 곳이라 마땅한 숙소가 없어서 교회 근처에 큰 단독주택을 소유한 성도님 가정의 이층을 제게 숙소로 제공해 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젊은 부부였는데 아들이 4학년이었고, 딸이 2학년이었던 같습니다. 한 날은 저녁 때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데 아빠, 엄마는 교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시는 분들이라 교회의 뒷정리를 하느라 남았고, 저하고 4학년 아들과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걸어가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집에 도착해서, 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이 집 아들이 후닥닥 뛰어 들어가는 겁니다. 갑작스러운 행동이라 움찔 놀래며, 화장실이 정말 급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뛰어 들어가더니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전등의 스위치를 켜는 겁니다. 그리고는 제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제가 올라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 주려고 그렇게 뛰어 들어간 겁니다. 어린데도 참 배려가 남다르다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3일을 머물며 살펴본 결과 그 부모님들이 그렇게 행하며 산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와서는 정성스럽게 식사를 차려주고, 배려해 주는 모습이 딱 그 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아 근본은 저기였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녀들이 부모들의 거울이라는 말이 결코 의미 없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로서 저 또한 어떻게 서 있어야 할 것인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길은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또한 하늘 아버지의 본을 따르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에 해답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을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선언으로 들려주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의 빛을 비추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주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빛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빛의 근원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즉 자체발광이 아니라, 단지 근본인 빛을 반추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이 땅에 있게 하신 하늘 아버지의 빛을 받아 그 빛을 이 땅에 비추는 사명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빛 가운데 계속해서 노출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하여 빛이신 하나님과의 일상의 교제는 필수적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곧 진정한 빛을 누리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곧 이 땅에 오신 빛이신 예수님과의 교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고후 4:6)는 말씀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이 주님의 영광의 빛으로 가득하게 되면 그 빛은 결코 우리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입니다. 흡사 전구에 불을 켜면 그 빛이 저절로 사방으로 퍼져나가 어둠을 몰아내듯이 우리 또한 빛을 전하는 전령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야 할 것이 있다면 전구에 얼룩이나 오물이 묻어 있으면 그 빛이 환하게 뿜어져 나갈 수 없듯이 우리의 삶에 빛의 발산을 막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고집과 아집, 자기주장과 세상 방식을 따라가는 삶의 요소들이 영광의 빛이 우리 안에 비치는 것을 차단하고, 그 빛이 발산되는 것 또한 방해합니다. 바울 사도가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는 권면이 바로 그런 의미일 것입니다. 주님의 생명의 빛이 우리 안에 가득하고, 그 빛이 우리의 자녀들에게, 친지들에게, 일터에 그리고 지역에 환하게 빛나는 삶이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