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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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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14회 작성일Date 20-11-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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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빈민가에서 평생을 헌신했던 마더 테레사 수녀는 자신을 “하나님의 손안에 쥐어진 몽당연필”(a small pencil in the hand of God)이라고 소개합니다. 무관심하고, 허영심 많은 주인을 만났더라면 그저 쓰레기통에나 던져질 수밖에 없는 쓸모없는 존재일 뿐임을 피력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 연필을 있게 한 본래의 주인을 만나게 되면 그 보잘 것 없는 몽당연필도 세상을 섬기는 지극히 숭고한 일을 할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성경 속에 등장하는 위대해 보이는 인물들 또한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지금도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하는 모세도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 (출 3:11) 그리고 ‘혀가 뻣뻣하고 입술이 둔한 자’라고 계속해서 자신의 무능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출 3:12)는 단 한 마디로 응답하십니다. 이 하나님의 종 모세가 죽은 후에 가나안 정복의 대 사명을 눈앞에 두고 두려워 떠는 여호수아에게 여호와께서는 두려워 말라시며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수 1:5)고 여러 차례 확신을 주십니다. 그리고 주의 소명을 들은 기드온 또한 “주여 내가 무엇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리이까 보소서 나의 집은 므낫세 중에 극히 약하고 나는 내 아비 집에서 제일 작은 자니이다”(삿 6:15)라고 호소합니다. 이때도 역시 하나님께서는 동일한 단 한 마디로 응답하십니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리니 네가 미디안 사람 치기를 한 사람을 치듯 하리라”(삿 6:16). 왕으로 세우겠다는 말씀을 들은 사울 또한 자신은 이스라엘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며 자신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중에 가장 미약하다고 피력합니다(삼상 9:21). 사무엘은 그런 사울에게 “여호와의 신이 크게 임하리니 너도…변하여 새 사람이 되리라…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시느니라”(삼상 10:6-7)라고 선언합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양치기이며 이새의 막내 아들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을 때 그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신에 크게 감동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삼상 16:13). 이렇게 이스라엘의 내로라하는 지도자들은 모두 다 자신들이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은 약속은 언제나 동일하다는 것에 길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약속입니다. 이들이 위대한 것은 바로 이들의 삶을 통하여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는 사실로 인한 것입니다. 결국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진정한 영웅은 오직 한 분이신 여호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때 우리의 삶에 기적이 발생합니다. 도저히 할 수 없고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성취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현존을 잃어버린 사람은 그 자신이 얼마나 위대하든지에 상관없이 늘 자멸의 길을 걸어간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몽당연필이냐, 아니면 금으로 도금된 이 세상에 몇 개 안 되는 수공예 만년필이냐, 아니면 최첨단 디지털 펜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지금 우리가 하나님의 손에 쥐어져 있느냐, 아니냐?”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쓰시면 몽당연필도 분명하고 선명한 살아 있는 말씀을 쓸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보다도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누구이신가를 아는 것이 바로 우리의 진정한 정체성이며,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손에 쥐어져 있다면 두려워 마시고, 이제 기대하십시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