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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옹달샘과 실개천이 메말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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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31회 작성일Date 20-09-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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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에 가면 수도 서울을 관통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능케 했던 민족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한강의 최초 발원지인 검룡소라는 옹달샘이 있습니다. 그 자그마한 옹달샘으로부터 실개천이 흘러들어 한강이라는 본류의 길이만 514km 그리고 폭이 그 위에 놓인 다리들의 길이로 알 수 있듯이 수백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물줄기를 이룹니다.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강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옹달샘들과 실개천들로 인해 가능케 되었는지는 통계가 없어 알 수가 없지만 수백, 수천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곧 강이라는 생명줄이 저절로 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수도 셀 수 없을 만큼의 작은 샘들과 실개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이 작은 샘들이 마르고, 실개천들이 흐름을 멈춘다면 조만간 강 또한 메말라 그 강에 의지해 살아가는 생명들이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강에 대한 이야기는 교회의 이야기와 유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규모는 크게 중・대형 교회와 그리고 소형교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중・대형교회의 새 신자 비율에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수평이동 성도들입니다. 수평이동이란 기존의 성도가 이사든지,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든지, 신앙관의 차이로 인해 이 교회에서 저 교회로 옮겨가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수평이동의 수혜자는 중・대형교회일 때가 많고, 후원자는 소형교회일 때가 많습니다. 소형교회는 주로 하나님을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들이 첫 발을 디디는 좋은 장소입니다. 깊은 돌봄과 교제를 통해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신앙의 성장을 갖기에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형교회는 사활을 걸고 전도에 매진합니다. 때로 안정된 교회가 되려고 전도하는가, 생명 구원의 열정으로 인해 전도하는가라는 질문을 놓고 갈등에 놓이기도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갈등을 통해서도 생명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이렇게 전도되어, 성장한 성도는 점차 더 깊은 차원의 영성을 갈망하게 되고, 그리고 자녀들 또한 더 좋은 교육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교회에서 성장하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그런 교회를 찾아서 이동하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소형교회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에게는 어찌할 수 없는 익숙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동하려는 성도들을 막아 세울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갈망을 채워줄 수 있는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동들을 통하여 한국교회는 자연스레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흡사 소형교회가 옹달샘과 실개천이 되어 성도들을 흘러가게 함으로 중・대형 교회들이 든든하게 서 나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점점 더 심각하게 한국교회의 기초를 담당한 옹달샘과 실개천이 메말라갑니다. 재정적인 부분을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교회와 그로 인해 목회를 포기하는 목회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절에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 합니다. 그 이유는 비대면 예배로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이 늘어나기에 더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직을 포기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목회직을 내려놓는 교회는 결코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는 중・대형교회의 목회자는 아닐 것이며, 분명 소형교회 목회자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적인 퇴보가 될 것입니다. 옹달샘과 실개천이 마르면 강 또한 메말라 가듯이 그렇게 도미노처럼 교회는 약화되어 갈 것입니다. 강이 건강하려면 옹달샘들과 실개천들이 든든해야 하듯이, 한국의 모든 교회들이 건강하려면 소형교회들이 든든하게 서 있어야 합니다. 이 코로나 시기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목회직을 내려놓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교회가 건강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기억나는 교회나 목회자가 있다면 비록 작은 정성일지라도 하나님의 마음으로 나누기를 요청해 봅니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