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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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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54회 작성일Date 20-08-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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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참으로 많은 전염병을 경험했습니다. 근대사회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각종 종교는 부흥을 경험했고, 제물을 들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사람들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원인조차 알 수 없는 역병에 속수무책 죽어가며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혀 무엇이든 의지처가 필요했습니다. 그 당시의 열악한 의료체계를 생각해보면 유일한 의지처라고는 신밖에는 없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역병의 원인이 신의 노여움이라고까지 생각했기에 그 노여움을 달랠 수 있는 길 또한 신께 나아가 제물을 바치며 복을 기원하는 것밖에는 달리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기독교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중세 유럽에 이러한 전염병이 퍼질 때마다 교회는 저절로 차고 넘쳤고, 어찌하든지 보호받고, 생명의 구원을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갖다 바치는 물질로 부와 명예를 호사스럽게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때로 거대한 성당을 건축하여 봉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대로 들어오며 이러한 상황이 뒤바뀌기 시작합니다. 그 상황변화는 이미 1600년대에 현미경이 발명되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기 시작하며 기초가 놓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870년대가 되어서는 독일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의사로 살아가던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 1843~1910)라는 사람에 의해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는 아내가 선물한 현미경으로 전염병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에 의한 것이며 탄저, 결핵, 콜레라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발견이 우리시대에는 각종 전염병이 어떤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되는지까지 규명하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게 되면서 교회에 회오리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교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근대 이전에는 전염병이 창궐하면 신만이 답이라 여기며 교회로 밀려와 사제를 통해 주어진 말을 듣고 회개하는 시늉이라도 했던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의 말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말은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교회에서 나오는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려하지만, 중대본에서 발표하는 내용은 생명처럼 소중히 경청합니다. 이런 교회멸시 현상은 교회를 향한 왜곡되고 편향된 보도가 있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많은 부분 교회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확진판정을 받았음에도 보건소의 검진을 믿을 수 없다고 탈출을 시도하고, 교회를 탄압하기 위해 검사결과를 조작했다고 오히려 고발하며, 확진된 이유도 세균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리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들의 반사회적인 모습을 분명하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중대본은 바이러스의 모든 경로를 시시각각 추적하며 확진자의 동선을 상세하게 눈으로 보여주며 주의해 줄 것을 신신당부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대본은 그 바이러스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주며 공감을 유도합니다. 사람들이 어느 쪽에 귀를 기울일까요? 말만 늘어놓고 보여주는 것이 없는 교회의 말일까요, 말보다는 최선의 노력으로 위험을 눈으로 보여주며 설득하는 중대본의 말일까요? 지금 교회의 떨어진 신용을 회복하는 길은 중대본이 하고 있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새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는 그 명령이 모두의 눈에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유일한 회복의 길이 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