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 탈레콰와 교회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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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055회 작성일Date 20-06-23 09:57본문
일명 '킬러 웨일'(Killer Whale)이라고 불리는 범고래 류가 있습니다. 주로 태평양 남부에 서식하는 고래의 종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 인간의 무분별한 어획활동으로 인해 서식지는 물론, 주 먹잇감인 연어를 잃어감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종입니다. 그 중에 워싱턴 주 산후안 섬 앞바다에서 살아가는 J35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암 범고래 탈레콰에 대한 이야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찡하게 합니다. 2018년 탈레콰가 극적으로 새끼를 가졌고 마침내 새끼 암컷을 낳았습니다. 범고래임에도 이 탄생 사건이 많은 사람의 흥미를 자아냈던 이유는 2015년 이래로 산채로 태어난 첫 새끼 범고래였기 때문입니다. 먹잇감의 부족으로 영양상태들이 좋지 않은 관계로 임신도 어렵지만 사산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매스컴에서 탈레콰의 이야기를 보도하기 위해 모여들었으나 안타깝게도 이 새끼는 태어난지 30분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어미 범고래 탈레콰는 이 죽은 새끼를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주둥이로 치면서 데리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간이 무려 17일 동안이었고, 그 거리만 해도 1,600km(1000마일)나 되었습니다. 그 기나긴 여정의 끝에 탈레콰는 결국 죽은 새끼를 영영 떠나보냈습니다. 그 장면을 영상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무척이나 아팠습니다. 탈레콰의 이 행동이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으로 인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 새끼가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안타까운 몸짓이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두 가지 마음이 어우러지면 사람도 그와 같이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탈레콰의 이야기를 글로 읽으며 마음속에 불현 듯 떠오르는 것이 바로 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이 시대에 세상 속에서 점점 멸종위기종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의 변화와 세태의 변화를 극복하지 못하여 생명력을 잃고 세속의 물결에 휩쓸려가는 안타까운 상태가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생명을 잉태하고, 해산하는 것조차 버거워 사산하기가 일쑤인 상황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희망은 없는 것인가? 감사하게도 우리에게는 탈레콰의 모성애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사랑 가득한 우리 구주이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예수님의 간절함이 가득 배어 있는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는 말씀은 우리의 미래를 기대케 합니다.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라오디게아 교회, 아니 죽어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올바를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으로 가득 새겨지고, 채워져 힘차게 고동쳐야 할 심장이 멈추어버린 교회를 어찌하든지 깨우고, 살려내시려고 그 심장을 두드리시며 심폐소생술을 행하시는 우리 예수님! 탈레콰는 17일 동안, 1,600km를 움직이며 죽은 새끼를 보듬고 몸부림을 쳤다면, 우리 주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 동안 끝도 없이, 우리가 움직이는 모든 행로를 동행하시며 우리의 마음 문을 두드리실 것입니다. 깨어날 때까지, 살아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를 결코 잠든 채로, 죽은 채로 놓아 보내지 않으실 것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는 희망입니다. 그 주님의 두드리심에 우리의 마음이 다시 움직이고, 문을 활짝 열어 우리 주님을 영접하여 함께 먹고 마시는 삶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입니다.
김재구 목사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