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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말씀

목회단상

뿌리가 다 뽑히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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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39회 작성일Date 20-06-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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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새벽기도를 마치면 도로를 따라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아내와 함께 교회 뒤의 산을 돌아 산행을 하며 집으로 갑니다. 기도로 영성을 다지고, 산행을 통해 육적인 건강도 지키는 것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각오로 실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며칠간은 몸에 익숙하지 않아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걷는 것에 집중하며 걸었는데, 며칠 지나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루는 뿌리가 거의 뽑히고, 밑둥은 절반정도가 부러져 쓰러져 있는 아카시아 나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마도 거센 태풍에 버티다 결국 그 지경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지나쳤는데도 그날따라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필경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쓰러져 거의 다 부러질 정도가 되어 바닥에 뒹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무에서는 싹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참 대단한 생명력이다”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살아서 싹을 틔울 수 있는 이유를 살펴보니 뿌리에 그 생명력의 근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록 뿌리의 절반은 나무가 쓰러지며 밖으로 뽑혀 나와 하늘을 향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땅에 그대로 박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의 다 부러져 쓰러진 나무도 뿌리가 다 뽑히지 않으면 그 생명이 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때로 세상의 모진 풍파에 시달리다 쓰러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는 것은 어느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한 번도 쓰러진 적이 없다고 한다면 잘 견뎠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때로 온실 속 화초가 아니었나를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주시지 않으시며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 하신다”(고전 10:13) 하셨으니 혹시 아직도 연약하기 그지없어 어떤 시험도 허락지 않으셨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 세상에 살면서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 당하는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한 것을 보면(벧전 4:12) 우리가 때로 쓰러질 정도가 되는 것이 이상할 일도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쓰러진 나무를 통해 받은 교훈은 때로 세상 속에서 힘겹고 고통스런 시련으로 쓰러질지라도 뿌리만큼은 뽑히지 말아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뿌리의 일부라도 하나님께 묻어두고 견디고 버티노라면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여 신앙의 동지들을 보내셔서 다시 일으켜 세우시고 하늘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실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뿌리마져 뽑혀버린다면 그 때는 세상의 환난, 풍파에 겨처럼 바람에 날려 어디로 떠밀려가 생을 마감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사탄은 우리를 무너뜨리려고 시험하나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점검하기 위하여 시험하십니다. 더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시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뜻을 끝까지 견고하게 붙잡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낮추시며 시험하셔서 우리의 중심을 살피신 후에 마침내 복을 주시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신 8:2, 16). 그러므로 세상의 모진 풍파가 밀어닥치더라도 하나님의 그 뜻을 믿음으로 마지막 남은 뿌리는 결코 뽑히지 않게 끝까지 견디어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비록 작은 부분일망정 우리의 믿음의 심지를 하나님께 둘 때 고난의 터널 속에서도 마침내 희망의 싹이 돋아날 것입니다.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