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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교회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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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84회 작성일Date 21-01-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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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선교의 초창기인 로마제국 시절에 교회는 수많은 박해에 직면하며 존폐의 위기까지 내몰린 역사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교회는 급성장하였고 서기 250년까지는 산발적인 박해와 핍박을 경험하며 그런대로 잘 견뎌왔습니다.
그러나 250년 이후부터 313년 콘스탄틴 황제의 기독교 공인까지의 기간은 가장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기독교를 박해한 역사가 존재합니다.

250년 이후 로마제국은 전염병, 기근, 홍수, 야만족의 침입 등 수많은 정치, 사회적인 혼란을 겪으며 이러한 문제 속에서도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기독교 때문에 로마 신들의 분노를 샀다며 군중을 선동하였던 것입니다. 그 당시 세상에서 오해를 받고 있던 교회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박해 속에서도 성도들은 꿋꿋했고, 의연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믿음의 삶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한 가지 예가 바로 서기 251년에 있었던 로마제국 인구의 5분의 1정도의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보여준 그리스도인들의 헌신과 희생입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며 로마의 도시와 마을을 초토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로마의 무수한 신들과 그들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철학과 법체계는 아무런 답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로마인들은 살 수 있는 길은 도망가는 것이라며 다른 지역으로 탈출하기 바빴습니다.
심지어 그 당시 최고의 의술로 존경받던 갈렌이라는 의사는 신속하게 로마에서 도망쳐 소아시아 시골집으로 숨어버렸다고 합니다.
그것이 그 당시의 풍조이니 비난할 일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믿음을 삶으로 그대로 살아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갈릴리인들’이란 수치스런 별칭으로 불리며 200여년의 박해와 조롱을 견디며 십자가 신앙을 세워온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전염병으로 인함이든 아니든 죽음은 끝이 아니며 하나님의 부름을 먼저 받은 것일 뿐임을 선포하며 위기의 순간에 천국의 소망을 더욱 강력하게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과감히 들어가 로마인들이 전염병이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가족까지도 내쫓고, 내버린 사람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돌봄 속에서 환자들에게 전염되어 수많은 믿음의 형제, 자매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또 다른 모습의 순교였습니다. 비록 이렇게 죽어간 수많은 형제, 자매들이 있음에도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손길에 의해 치유를 경험했고, 기독교로의 회심이 이루어짐으로 성도들의 수는 더욱 늘어나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희생과 헌신이 더욱 든든하고, 강한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길이 된다는 것을 체험한 것입니다.
역사가들은 이와 같은 성도들의 삶을 통해 로마제국의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의 신이 실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며, 마침내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이처럼 전염병이 끝난 후 기독교는 사람들에게 널리 인정을 받았으며, 생명의 종교로 공인되었습니다.
21세기의 초입에서 겪고 있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라는 전염병은 이것이 끝난 후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어떤 사람들로 평가하게 만들까요?
지금은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고 사람들을 내다버리지도 않고, 그것을 피해서 멀리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감염자를 돌보는 것은 전적으로 의료인들의 몫이 되었고, 비감염자는 최대한 서로를 격리하여, 만남과 움직임을 철저히 차단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지금 우리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코로나 이후의 교회의 평가가 됨을 인지하여 지금 우리가 살아야 할 희생과 헌신의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더 깊이 묵상함이 필요할 때입니다.
불과 몇 년 후 공인이냐, 공격이냐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