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를 뚫는 '하늘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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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54회 작성일Date 20-12-24 13:57본문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말은 『사기(史記)』 에 나오는 단어로 “사면으로 둘러싸여 아무에게도 도움이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본래의 뜻은 ‘사면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입니다. 왜 사면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가 사면이 꽉 막혀 고립된 상태를 이르는 말이 되었는가는 이 단어의 유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 유래는 초나라 왕 항우가 한나라 군대에 사면이 포위되었을 때 한나라 군사 쪽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를 듣고, 초나라 군사가 이미 항복한 줄 알고 절망하여 자결한 사건입니다. 이처럼 사면에서 절망의 노래가 들려오면 사람에게 남은 마지막 삶의 의지까지도 다 끊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사람의 삶은 늘 예측하지 못할 사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은 많은 경우 좋은 일일 때보다는 고통을 안겨주는 일일 때가 더 많습니다. 이것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도 또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일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모든 인간적인 불행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양자에 차이점이 있다면 그러한 갑작스런 사건들을 대하는 태도일 것입니다. 정말 넘지 못할 산을 만났을 때 혹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체념하고 극단적인 생각에까지 이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사람은 다릅니다. 아니 달라야 합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절망의 노래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한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역대기의 여호사밧 왕과 유다 백성들의 이야기가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수많은 적들이 유다를 향해 쳐들어옵니다. 적들의 다양함과 그들의 위치는 유다의 위기를 더욱 극적으로 만듭니다. 모압, 암몬, 마온, 아람 그리고 세일 산 사람들이 유다를 침공했다 합니다(대하 20:1, 2, 10). 모압과 암몬은 유다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고, 마온과 세일 산 사람들은 유다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람은 유다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은 곳은 서쪽뿐인데 서쪽은 지중해로 건널 수 없는 바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면초가’입니다. 절망할 수밖에 없고, 체념할 수밖에 없는 패망의 상황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때 여호사밧 왕은 그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립니다. 이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향하여 입술을 열어 간구하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이여 그들을 징벌하지 아니하시나이까 우리를 치러 오는 이 큰 무리를 우리가 대적할 능력이 없고 어떻게 할 줄도 알지 못하옵고 오직 주만 바라보나이다”(대하 20:12). 그의 확신 속에 전쟁은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대하 20:15). 자신의 힘만 믿고 살아온 항우같은 사람에게는 사면초가가 절망이요, 패망의 징조이지만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그 절망도 여호와께 속한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처럼 여기며 절망하기보다는 그 절망의 해결사 되시는 전능자에게 간구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앞에 예고 없이 다가오는 삶의 문제들은 우리가 그 모든 것들을 해결해야만 한다는 책임이 아니라, 우리가 또다시 하나님만을 신뢰해야 한다는 신앙의 권면인 것입니다. 사면에서 절망의 노랫소리가 들릴 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활짝 열려 있는 하늘을 향하여 목소리 높여 전능자 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여호와께 감사하세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대하 20:21). 그 찬양이 여호와의 인자하신 마음을 동하게 하며, 우리가 다시 한 번 더 여호와께 감사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절망과 저주의 골짜기, 죽음의 골짜기가 될 뻔한 장소를 축복이라는 뜻의 브라가 골짜기로 변화시키는 길입니다(대하 20:26). 이처럼 ‘사면초가’는 하나님을 향한 ‘하늘찬양’으로 능히 뚫을 수 있습니다.
김재구 목사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