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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소리 청정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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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2,191회 작성일Date 20-11-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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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깊은 곳 한적한 계곡에서 캠핑을 해본 분들이라면 밤의 적막감 속에서 들리는 물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려오는지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굳이 귀를 크게 열지 않아도 되고, 신경을 곤두세워 들으려 하지 않아도 되며, 때로는 듣고 싶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들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이렇게 크게 들려오는 소리들이 우리 삶을 방해하지도 않고, 깊은 밤에 수면장애를 유발시키지도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리에 노출된 산 속에서의 며칠은 고통스런 시간이 아니라, 치유의 시간이 되며 전인적인 회복의 시간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소리를 소음이라고 정의내리는 사람도 드뭅니다. 그러나 이런 자연의 소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도심지에서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자동차, TV, 라디오, 음악을 송출하는 다양한 앱들 그리고 스마트폰의 소리들이 사람들의 삶을 가득히 채웁니다. 때로는 이런 소리들이 지나쳐서 소음이 될 때가 비일비재합니다. 사람들은 갖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으로 인해 신경증적인 증상을 나타내고, 불면의 밤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수많은 전자기기들의 홍수 속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21세기의 현대인들은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흡사 인간 문명의 최고 절정에 올라와 있고 그리고 이 절정이 어디까지 올라갈지에 대한 기대감 또한 하늘 높은 줄 모릅니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생각 속에는 자연 그대로의 삶에 순응하며 살아간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의 삶은 말 그대로 미개하고, 원시적인 반드시 진보해야만 하는 삶으로 여길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물질문명이 육신적으로는 현재를 편리하고, 안락하게 만들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인 피폐함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치유상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상담교육 기관이 늘어나고, 정신과 진료가 점점 일상화 되어 가는 세상이 바로 지금 현재입니다. 귀에 들리는 소리라는 점에서는 동일한데 자연의 소리와 인공적인 소리가 이렇게도 다른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만든 소리와 사람이 만든 소리의 차이점입니다. 그럼에도 비록 도심지에 살지라도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회복한다면 희망이 있습니다. 천지사방을 통해서 울려 퍼지는 소리입니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시 19:1-4). 이 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요? 한 가지 이야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는 인구 143명밖에 안 되는 그린뱅크(Green Bank)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조용한 마을’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휴대전화나 TV, 라디오 방송은 물론 와이파이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서 별, 성운, 초신성 등을 관측하는데 별들이 발하는 작은 빛과 전파를 감지하기 위해 주변 33,700평방킬로미터 넓이를 전파청정지역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빛과 전파에 민감한 망원경이 오작동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 안에서는 전자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적은 단 하나 자연 그대로의 천체의 소리를 듣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또한 하늘의 소리, 하나님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기 위해서 인공적인 소리를 멈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상에서 잠시라도 ‘세상소리 청정지역’을 만들어 오롯이 하나님께 집중하는 시간이 생명의 소리를 회복하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또한 이 시대에 영혼을 포함한 전인적인 회복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울림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