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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적(主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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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606회 작성일Date 21-10-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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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성도님과의 대화에서 그 분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하는 말이 마음에 공감으로 무겁게 와 닿았습니다. 이모저모 교회 공동체 속에서 사역을 하노라면 부딪침이 없을 수는 없기에 이런저런 말들로 인한 상처가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계속해서 그 말들에 대해 어떻게 응수해야 할 것인가를 마음속으로 되뇌고 되뇌었다고 합니다. 물론 정중한 응답보다는 과격한 맞받아침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은 본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하니 그 감정의 골이 느껴집니다. 때로는 그러한 상상을 통해서나마 속 시원함을 느끼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도와 말씀 묵상이 아니라, 계속해서 과격한 전쟁준비를 하며 피폐해져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합니다. 그 전쟁준비가 영적전쟁을 대비한 것이라면 해 될 것이 없지만 적군이 아닌 아군을 향하여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생각으로 가장 강력한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물론 그 깨달음은 함께하시는 성령님의 조명하심으로 인한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자신의 감정에 사로잡혀 몰입할 때는 잘 들리지 않는 그 성령님의 음성이 우리의 무디어진 양심을 일깨워주실 때 이렇게 정신을 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나눔의 고백을 들으며 흡사 제 속내를 들켜버린 것 같은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동일하신 성령님께서 유사한 전쟁준비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저 자신을 그 대화를 통해서 보게하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말씀은 분명하고도 선명하게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엡 6:12)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주적(主敵)은 결코 혈육을 가진 동료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는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 뒤에서 정체를 숨기고 인생을 조종하여 악을 자행케 하는 영적 세력이 바로 우리의 주적입니다. 통치자들, 권세들,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은 모두 영적인 악한 세력들을 다양하게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엡 3:10). 그 우두머리는 마귀, 즉 사탄이라고 불리는 존재로 우리가 육신으로 거하는 한 끝까지 싸워야 할 대상입니다. 우리 연약한 인생들은 시시때때로 사탄이 자신의 뜻을 펼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유혹에 빠지고, 시험에 들며, 자기감정을 따라 움직이며, 육체의 욕망에 자신을 내 맡길 때 그런 일은 흔히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인생이 사탄은 아닌 것입니다. 단지 마귀에게 잠시 허점을 보임으로 틈을 내준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마귀에게 결코 틈을 주지 않는 삶입니다(엡 4:27). 그 구체적인 길은 성령님을 근심케 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악독, 노함, 분냄, 비방, 모든 악의를 버리고, 서로 친절하고,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용서하심 같이 하는 것입니다(엡 4:30-32). 성령님의 조명하심으로 받을 수 없는 용서를 받은 존재임을 부단히 자각할 때 우리를 불쌍히 여기신 하나님의 그 사랑으로 박해하는 자에게도, 원수에게도, 악인에게도 친절히 다가갈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원수가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었을 때조차도 통쾌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긍휼한 마음으로 먹이고, 마시게 하며, 입히는 삶을 통해 선으로 악을 이기는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롬 12:14-21). 우리의 주적은 결코 혈육을 가진 인생이 아니라, 그 뒤에서 교활하게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는 사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전쟁준비는 겉으로든, 속으로든 항상 악한 영들을 대항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며, 결코 동료 그리스도인들이나, 세상 사람들을 향한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적인 사탄을 향하여서는 항상 가장 강력한 무기를 준비하되, 사람을 향하여서는 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