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물정은 모르지만 하나님은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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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934회 작성일Date 21-05-08 17:15본문
세상 속에서 목회자로 살아가며 “세상 물정 모른다”는 소리를 들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처음에 그 말을 들을 때는 “철부지 어린아이가 아니냐?”라는 말로 들려서 불쾌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말을 들을 때는 자제하여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어 대꾸는 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세상 물정을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마음속으로 되묻곤 합니다. 그 말의 진의가 “세상 속에서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대로 살아야 하지 않느냐? 그래야 세상 속에서 사람 구실하며 잘 살 수 있지 않느냐?”라는 의미라면 “No, thank you!”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지혜로운 자는 지혜를, 용사는 용맹을, 부자는 부함을 자랑치 말라시며, 오직 자랑거리는 명철하여 여호와를 아는 것과 여호와는 사랑과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는 자인 줄 깨닫는 것임을 선언하셨습니다(렘 9:23-24). 그래서 이제는 “세상 물정 모른다”는 말을 들으면 그저 웃으며 “세상 물정은 모르지만 하나님은 압니다.”라고 마음속으로 대답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죄사함이라는 용서가 절실히도 필요하며, 세상의 방식은 하나님께서 결코 인정하지 않으시며, 결국은 하나님께 심판받아 멸망으로 가고 말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요즘 이 코로나 시대에 세상 속에서 다시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서로 나누자고 하는 것인데 바로 ‘이익공유제’라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정치권에서 재계를 향해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법안은 대기업과 협력사가 판매 수입을 좀 더 공정하게 나누자는 상생 취지에서 발의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반대로 뒷전으로 밀리다 결국은 폐기되었습니다. 그러다 요즈음의 코로나 시절 또다시 이 법안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전염병으로인해 소득불균형이 더욱 극대화되며 벌어진 간극을 조금이라도 메워보려는 취지일 것입니다. 기업의 수익창출 면에서 비대면이라는 ‘언택트(un-tact)’ 상황 하에 IT업계들은 상상외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카카오, 네이버, 쿠팡, 배달의 민족 등의 기업들이 낸 엄청난 이윤의 일부를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결코 이 법안을 강제로 법제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어떤 나라도 아직까지 이와 유사한 법안을 시행한적이 없습니다. 결국 이 모든 참여는 선의에 의한 자발적 참여밖에는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참여할까요? 얼마 전 잠시 열풍이 일었던 착한 임대인 운동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건물에 세들어 있는 소상공인들에 대하여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일정부분 줄여주는 운동이었습니다. 이런 착한 임대인 운동으로 혜택을 받은 점포는 약 4만 2977곳 정도라고 합니다. 전체 700만 소상공인으로 생각하면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건물을 임대하시는 분들도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은 결코 외면되어선 안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이란 곳은 참 각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비율이라 여겨집니다. 이와 같이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익공유제’도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재계의 반발과 투자자들의 저항의 목소리로 인해 실행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세상 물정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세상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능하신 삼위 하나님이 이 세상은 물론 우주 만물의 주권자시라는 믿음이 확고하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길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세상이 우리의 삶을 재단하고 정의하려 들지라도 우리에게 영원하신 생명까지 내어주시며 사랑을 증명해주신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있다면 오늘도 살아갈 능력은 충분합니다.
김재구 목사
김재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