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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두 번째 격리기간을 거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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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275회 작성일Date 22-04-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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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2020년부터는 각종 변이로 전환하여 알파, 베타, 감마 그리고 델타까지 그 위력을 떨치다가 현재는 오미크론이라는 우세종이 세계를 뒤덮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확산세는 빨라졌지만 그 강도는 약해져서 이제는 견딜만한 몸살, 감기 정도까지 내려왔습니다. 작년 초에는 확진된 분과의 밀접접촉으로 인해 2주간의 격리기간을 보냈고, 올해 초는 오미크론 확진자로 양성판정을 받아 일주일의 격리기간을 거쳤습니다. 이젠 20만명 기록을 앞둔 확진자 수로 인해 가정에서 격리하는 상황이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처음 2-3일은 오랜만에 겪는 인후통과 기침, 콧물 그리고 오한으로 좀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5일째를 지나면서는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코로나 변이가 약해졌기에 그 정도로 넘어간 것에 감사하였습니다. 그리고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부드러워진 것을 위로와 격려의 문자와 전화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조금 낮선 느낌은 집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혼자 방안에서 먹고, 자고, 두문불출 지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혹여 거실에라도 나가면 그렇게 잘 안아주던 아이들도 손사래를 치며 가까이 오는 것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아내도 제가 있어야 할 구역으로 돌아가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냅니다. 흡사 제가 병균이 된 것 같은 몹시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불과 1-2년전 코로나 초창기 때 확진되신 분들의 애환이 어떤 것이었을지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집을 떠나 외부시설에 격리되어 고립된 시간을 보내야 했고, 거기다 사회적으로 부주의한 사람이라는 대중의 편견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그 무게감이 어떠했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이 손을 저으며 가까이 오는 것을 거부할 때면 장난기가 발동하여 짓궂게 마스크를 조금 내리고 숨을 내쉬며 “코로나를 받으라”고 할 정도로 창난칠 수 있으니 많이 변한 것이지요. 과거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반 사회적인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 아이들에게 “숨을 내쉬며 코로나를 받으라”고 할 때 그 행동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처음 만나셨을 때 하셨던 행동인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요 20:22)를 감히 패러디한 것이었습니다. 이 패러디가 갑작스럽게 신앙적인 각성으로 제 마음속에 파고 들었습니다. 저는 분명 백신 3차 접종인 부스터샷까지 다 거쳤습니다. 그럼 코로나가 피해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히려 확진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백신을 맞았다고 코로나가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쉽게 이겨낼 수 있는 면역성이 주어진 것임을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백신접종은 ‘코로나-프리(free)’가 아니라 여전히 감염의 위험이 있기에 건강과 위생에 계속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점을 절실히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완전하게 이길 백신이신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와 계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영이시며, 세상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십니다. 더 이상의 부스터샷도 필요없습니다. 단지 충만하게 역사하실 수 있도록 말씀과 기도를 통해 순종으로 성령님께 우리의 주권을 내어드리는 것 그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러나 성령님이 함께하신다고 세상이 우리를 피해가고, 사탄이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는 ‘세상-프리, 사탄-프리 인생’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성령님의 함께하심으로 우리 안으로 밀려오는 세상을 이기고,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는 최고의 능력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계속해서 밀려오는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는 길”은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것입니다”(엡 4:14-15). 성령께서 우리를 그곳까지 이끄실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