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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흩어질 먼지를 영광을 담는 그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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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367회 작성일Date 22-02-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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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때때로 하지 말아야 할 일과 입 밖에 내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는 늘 죄책감에 빠지는 우리에게 놀라운 위로의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일 뿐임을 기억하신다는 사실입니다(시 103:14). 혹시 자신을 바라보며 해도 해도 안된다는 자괴감으로 낙심하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혹은 그 반대로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여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은 꽤 괜찮은 존재로 여기며 은근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사람이란 예외 없이 체질이 먼지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 사용된 ‘먼지’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아파르’로 창세기 2:7절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 사용한 재료인 ‘흙’이라는 단어와 같습니다. 그렇기에 남녀노소, 지위고하, 빈부귀천, 인종여부에 관계없이 하나님 앞에서는 인생이 모두 동일한 먼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신다는 사실은 우리 인생에게는 분명 희망이 될 것입니다. 사람은 죄에 빠지기 쉽고, 연약하여 쉬이 부서지며, 상처에 민감하고, 세상 속에서 힘겨움을 견뎌내기 어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신다는 것은 큰 위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한계가 뚜렷한 유약한 존재가 어떻게 삶을 보람있게 영위해 갈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오직 우리를 창조하셨고,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고 이해하시는 하나님께 의지하는 길 밖에 다른 무슨 길이 있을까요! 우리 인생이 할 일이란 우리가 이렇게 유약한 존재이니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것만이 진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삶을 살아가며 다가오는 무수한 시험들에 가차 없이 쓰러질지라도 그 모든 것을 능가하는 은혜가 우리를 붙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 않으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십니다(시 103:10).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광야 같은 세상에서 메말라 가루가 되어 날아가 버리고 말 먼지임을 기억하고 계시며, 그래서 긍휼이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임을 아십니다. 그리고 그러한 죄악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끈을 놓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다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일이란 삶의 역경 속에서 비록 쓰러질지라도 하나님 경외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며, 나아가 동일한 시련 속에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자신보다도 우리를 더 잘 이해하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쓰러짐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쓰러짐 속에서 하나님을 심판만을 일삼는 폭군으로 오해하여 그 앞으로 나가기를 주저하는 일을 더욱 두려워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 사람의 죄악의 경중에 관계하지 않고 진실하게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폭군의 모습이 아닌 연민 가득한 자애로운 모습으로 다가오시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심을 알려주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체질이 먼지임을 아시기에 가능한 것이며, 이러한 사실이 우리에게는 희망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를 먼지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성령의 물을 부으시고, 불로 태우셔서 하나님의 영광을 담는 그릇으로 재창조하셨습니다. 이렇게 먼지밖에 안 되는 존재를 성령의 전으로 삼으셔서 세상 속에서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않고,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치 않고, 박해를 받아도 견디고, 거꾸러뜨림을 당해도 망하지 않는 하나님의 능력이 거하는 그릇이 되게 하여 주시는 것입니다(고후 4:7-8). 그리고 마침내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후에 탄식하는 존재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일과 할 말을 하는 예배자와 증인으로 세워가시는 것입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