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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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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552회 작성일Date 21-10-0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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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두 번째로 맞는 가을 명절입니다. 한자어로는 ‘추석’(秋夕)이라 하고, 순 우리말로는 ‘한가위’라고 부릅니다. 먼저 ‘추석’(秋夕)은 ‘가을 추’(秋)와 ‘저녁 석’(夕)으로 가을의 중심에 위치해 ‘달’이 가장 커지는 저녁 날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위’의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며,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의미의 옛말로 음력 8월 15일을 뜻하는데 8월은 가을의 중심이면서 또한 그 중심의 중심인 15일은 ‘한가운데 있는 가장 큰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을의 중심인 추석은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곡식과 과실의 추수와 연계되어 우리나라의 중요한 명절로 지켜졌습니다. 그리고 이 때에는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함께 춤추며 모두가 기쁨 가운데 거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해의 풍성함을 감사하며 민족 전체가 기쁨과 행복 가운데 거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유독 마음이 움츠러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모두가 이 때쯤이면 당연히 코로나로부터 해방되어 일상을 회복하고 자유롭게 가족과 친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 아쉬움이 더 크리라 여겨집니다. 코로나로부터 자유할 것이라 기대하며 백신접종에 희망을 걸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왔습니다. 접종 신청이 예상한 것보다 조기에 마감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그 기대를 더불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까지 뚫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돌파감염’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게 되었고, 방역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또 다른 변종인 ‘람다, 뮤’ 변이 바이러스가 남미 쪽에서 번져 나오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이런 소식만 접해도 끝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가을의 풍성한 추수를 기념하며 지키는 우리 민족의 명절인 추석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하여 모든 것이 위축되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 추석 명절에 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에게 살아갈 터전을 허락하시고, 땅을 주셔서, 곡식이 자라게 하시고, 과실이 열매 맺게 하시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알맞게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지만 결코 모든 공간을 다 채우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비록 우리의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으시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계시지 않는 곳이 없으신 무소부재(無所不在; omnipresence)하신 분이십니다. 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그런 특성을 하늘에 올라가도 거기 계시고, 스올(죽음의 세계)로 내려가도 거기 계시며, 바다 끝에 가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인도하시고, 흑암 속에서도 낮과 같이 비추신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시 139:7-12). 우리의 삶 속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를 죽이려는 바이러스가 온 세상에 가득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키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이 온 세상에 충만하시다는 진리를 늘 상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는 진리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롬 8:38-39). 그 ‘다른 어떤 피조물’ 속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물론 그 외의 모든 변종 바이러스까지도 다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 추석이 다시 한가위로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먹고, 마시고, 입을 것이 풍성해서 한가위가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사랑으로 공급해 주시는 가장 크신 하나님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시기에 한가위라는 것을 기억하며 코로나 속에서도 감사의 춤을 주님께 올려드리는 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김 재 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