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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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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영순 댓글 0건 조회Hit 1,502회 작성일Date 17-05-0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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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길에서 택시를 타려고 기다렸습니다. 택시가 한 대가제 앞에 정차하길래 빈 차 인지 알고 ‘갑니까?’ 하고 기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기사는 승객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뒤에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제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차가 떠나면서 뒤에 있던 여자 승객이 저를 비웃듯이 ‘사람이 탄 것도 않보이나?’ 하고 말 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한 번 실수를 하고 나니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봐 택시 타는 것을 포기하고 교회 까지 걸어오기로 했습니다. 봄바람을 맞으며 걸어오는데 그 여자 승객이 말했던 ‘않보이나?’ 하는 소리가 귓가에 계속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그렇지, 나는 잘 안보이지, 그 여자의 말이 맞습니다. 나는 잘 안 보입니다. 제가 잘 안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력 장애자에게 안 보이냐고 하는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 사실을 말하는 것은 상식이 아닙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사실이 있어도 그대로 말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알면서도 그대로 말 하지 않는 것이 상식적인 사람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에게 안 보이냐고 하는 것은 관심을 더 가지고 신중하게 보라는 뜻이 되지만 시력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안 보이냐고 하는 것은 장애를 조롱 하고 비웃는 것입니다. 그것은 상식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가 말 할 때마다 기억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상식 입니다. 사실을 알아도 상대방을 생각해서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것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상식 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인격이 성숙해 간다는 것은 사실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고 상식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항상 사실을 말하기보다 상식으로 대화하셨습니다. 창녀와 세리들을 보고 너희들은 죄인이다 라고 사실을 말하지 않고 너희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을 보고 그들이 철저하게 지키는 율법적 행위들의 사실 보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비상식적 언행들을 꾸짖으셨습니다. 우리도 교회 생활 속에서 사실 보다 상식을 말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합니다. 고난당하는 성도에게 하나님이 징계 하신다고 사실을 말하기보다 하나님의 훈련이라고 말 해 주는 것이 상식으로 말하는 신앙 입니다. 불신자로 돌아가신 분들의 가족들 앞에서 죽어서 지옥 가셨다고 사실을 말하기보다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신앙의 상식 입니다. 선악과를 먹은 인간이 선과 악을 구별하기 시작 하면서 사람들은 상대방을 생각해 주는 것보다 옳고 그른 것을 따지고 밝히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이 선악과를 먹은 사람들의 타락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잘 못 보는 사람에게는 잘 보는 사람이 먼저 안내해 주는 것, 못 듣는 사람을 위해서 잘 듣는 사람이 먼저 알려 주는 것, 아파서 누워 있는 사람에게 건강한 사람이 찾아 가서 도와 주는 것, 이런 상식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신앙의 성숙이고 믿음의 성장입니다.택시 뒤 좌석의 그 승객도 언젠가 자기의 실수를 다른 사람이 지적해서 그사실을 들어낼 때, 저에게 했던 그 한 마디가 떠오르기를 기대합니다. ‘이것도 안 보이나’ 이 한 마디가 앞으로 제가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주의하여야 하는 한 마디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도 못해? 할 때 못 하는 사람에게는 사실이 아니라 상처가 된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며 말하기를 원합니다. 이것이 신앙이고 성숙이기 때문입니다.      -나팔수 강 승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