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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남산교회, 굿윌스토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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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기남 댓글 1건 조회Hit 1,773회 작성일Date 13-05-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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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엄마는 중풍으로 쓰러지신후 말도 못하시고, 거동도 못합니다. 합병증으로 눈도 안보입니다. 그 병든 엄마를 친정집에 혼자 두고 왔다는 것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식사도 못하고 전화도 못받으시는데 그런 엄마를 혼자두고 왔다니 내가 무슨짓을 한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자 답답한 가슴만 치며 눈물도 나오지 않습니다. 당장 가봐야 한다며 가슴을 치며 엄마집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은 며칠전 꿈이었습니다. 꿈을 깬 후에도 가슴이 미어지게 아팠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는 1년 6개월전에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엄마는 13년을 중풍으로 누워 계셨고, 내 동생 연심이는 매일매일을 병든 엄마를 그림자처럼 돌보았습니다.

2011년 12월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언니 오빠도 장애인이라 달리 갈데도 없는 동생 연심이가 아버지 식사를 챙겨드리고 같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면서 본인들은 정작 어떤것도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불쌍한 아버지를 어떡하고 연심이를 데려가느냐는 비난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연심이는 저와 같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아버지가 굿윌에 오셔서 밝은모습으로 일하는 연심이를 보시고는 많이 우셨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저에게 항상 “나의 짐을 너에게 지워두고 나만 편하게 있어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내 동생 연심이는 정신지체장애2급입니다. 기억력이 좋고 착하고 정직합니다. 또 성실하고 하나님 믿음이 굳건합니다. 13년동안 엄마 병수발 하는 동안에도 엄마를 아기같이 돌보았습니다. 동생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엄마 병이 나아서 다시 걸으실것이고 그때는 자신도 언니들처럼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좋은 아파트에서 행복하게 살거다 라는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엄마의 병은 나빠졌고 동생은 3년전에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후에는 우울증은 더 심했습니다.

지난해 4월에 우리 남산교회에서 굿윌스토어 개업과 동시에 연심이는 창립맴버로 취직을 했습니다. 우울증 때문에 소리내어 통곡을 하고, 평상시도 혼잣말을 합니다. 물어봐도 대답도 없고 웃음도 없습니다. 특히 많이 우는날에는 나도 참지못하고 화를 내어 더 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날은 더 걱정이 되어 굿윌에서는 일을 잘하나 가봅니다.

1층 작업장 유리창 너머로 연심이가 보입니다. 혼자 연극을 하는 모양으로 왔다갔다하면서 혼잣말을 하고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현숙 팀장님이 “연심씨 이 옷을 이렇게 해요”라고 다섯 번을 권하자 옷 한 개를 정리합니다. 팀장님이 “연심씨 잘했어요. 그렇게 하면되요”라고 칭찬을 해주지만 연심이는 또 혼잣말을 하러 저쪽에 가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참을수 없는 눈물이 쏟아집니다. 울고있는 나에게 점장님은 “우리는 연심이 언니만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 라고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또 최창수 이사님은 “우리들이 외국에도 다녀왔습니다. 장애인 직원이 청소하는일 하나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도 6개월을 기다려줍니다. 급하게 말고 기다려 봐요”라고 저를 위로해 주십니다.

언니와 오빠도 장애인동생을 부끄러워하고 또 관심도 없어 한번도 와주지 않는 연심이의 원룸에 점장님은 두 번이나 방문해 주셨습니다. 점장님이 직접 삼겹살을 사와서 말입니다. 

지금은 나도 연심이도 힘들지 않습니다. 우울증도 많이 좋아져서 울지는 않고 가끔 혼잣말은 합니다. 그때는 저도 제 아들들도 “이모가 우는 것 보다는 낫다. 괜찮아졌다”며 서로를 격려합니다.

생명줄 같은 직장을 주신 강승구목사님이하 남산교회 모든분들, 매일매일 굿윌의 아침예배를 인도해주시는 권대성 목사님, 천천히 기다리면 좋아질것이라고 희망을 주시는 최창수 이사님, 장애라는 편견없이 챙겨주시는 김경점장님, 무한히 이해해주시는 이현숙팀장님, 귀한 시간을 내어서 항상 밝은 모습으로 봉사하시는 권사님들과 자매님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우리 자매는 남산교회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고 더 힘차게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