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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수 없는 의무,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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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수 댓글 2건 조회Hit 1,748회 작성일Date 13-03-1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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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주전에 한 TV 프로그램에 별난 사람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법시험을 14개월만에 통과해서 법조인이 된 20살된 여학생,  해외에서 한번도 공부해본적이 없는데도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면서 토익 만점, 토플 만점 SSAT 만점 받은 여고생, 각종 자격증을 93개나 가지고 있는 현직선생님,  그리고 꼴찌 춤꾼이 공무원이 된 사연까지 별별 훌륭한 사람 이야기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들이 그렇게 되기까지 노력을 한 과정들을 보면 정말 저렇게 될 수 밖에 없겠구나 ..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저 아이들의 부모는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날  외래에 얼마 전부터 아들과 함께 오시는  중년이 훌쩍 지난 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그분의 아들은  30세가 넘은 지적 장애를 가진 청년이며  더구나 청력은 완전히 없고, 그러다 보니 말도 전혀 배워보지 못한 상태에서 초등학교 수준도 안되는 지적 수준을 가진 상태입니다. 아들과 어머니는 안타까울 만큼 어렵게 의사소통을 합니다. 귀가 안들리고 말을 못하니 일일이  어머니의 손으로 인도를 해야하고 나름의 소통 방법으로 타인들과의 소통도 어머니의 손과 표정과 몸짓으로 해 줘야 합니다. 아들을 치료하는 동안 그래도 이 아들은 익숙하게 잘 치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기쁨과 감사의 감정표현도 하는 것처럼 제게는 느껴졌습니다. 
문제는 최근에 어머니의 상태가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우울하고 답답하고 무기력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이유를 듣고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원인은 바로 아들입니다.  어머니 자신의 나이는 점점 많아지는데 앞으로 이 자식을 어떻게 해야할 까? 어떻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모자(母子)를 향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도 괴롭다는 것이었습니다.

극과 극의 두 부류의 가정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나의 마음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나도 두 아들을 둔 아비로서 남의 일처럼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비록 양극단은 아니지만 나역시 나의 바램(?)대로 잘 되지 않는 아들을 보면서 항상 속을 끓이고 하루에 열두번도 더 이 아이들을 어떻게 인도를 해야하나? 하고 고민하고 답답해 하는 나의 모습이 이 어머니의 모습 속에서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것 같이 느껴져서 그저 하나님께 기도 밖에 할 수 없는 나의 모습과 그 어머니의 모습은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선 안스러운 마음에 " 하나님께서는 이 아들을 다른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당신에게 이 아들을 맡겼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이 아들에게 필요한 가장 좋은 어머니 입니다." 라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하고만 있었습니다. 아니  이 말은 나 스스로에게 수없이 해왔던 말이었습니다.
"나의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선물이다. 이 아이들을  돌보고 지켜주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기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에게 나는 가장 좋은 아비요 친구요  인도자가 되어야 한다" 고 말입니다.

이 어머니의 고민과 저의 마음은 같을 것 입니다.
"왜 이 아들을 나에게 주셨을까?"

"요한이 대답하여 이르되 만일 하늘에서 주신바 아니면 사람이 아무것도 받을수 없느니라".(요3:27)

저는 그 답도 같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그리고  그녀에게 각각의 형편에 맞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대로 주신것 같습니다. 이것은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의무이기에  결코 피해갈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하나님의 명령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해결의 기준도 하나님의 뜻이 되어야 될 것으로 믿습니다.  어떤 형태가 되든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상에 보내신 목적과 뜻이 있다고 믿기에 사랑과 믿음으로써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양육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코 실망과 포기를 하지 않고 말이지요. 
  공부잘하고 똑똑한 조카가 있습니다.  언젠가 막내 녀석이 제게 이렇게 묻더군요. "아빠는 OO(조카)가 부럽지? 아빠딸이 었으면 좋겠지?"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는 너희들이 제일 소중하고 자랑스럽다. 진짜다. 아무하고도 안바꾼다." 라고 말이지요.
맞습니다.  이것은 나의 진심입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주신 하나님께 진심을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도 동일한 것일것이라고 믿습니다.



2013년  겨울 끝자락에서  봄을 기대하면서.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