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회

남산교회
로그인
교회소식

지체의 글

진정한 선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정분 댓글 0건 조회Hit 1,575회 작성일Date 12-05-11 02:13

본문

                                진 정 한  선 물
                                                   
                                                                                          권 용 기


거리마다 가로수들이 점점 그 푸르름을 더해가는 싱그러운 계절의 여왕 5월이다.
가만히 달력을 드려다 보니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부부의 날...
가정의 달이라 하여 유난히 많은 행사가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어린이날에 동그라미를 쳐 놓고 그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아예 자기들이 받고 싶은 선물을 제 나름대로 각각 정해 놓고 주문을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풍족하고 넘치는 요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보면 내 어린시절과 대비되어 정말 부러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상주에서 조금 더 들어가는 시골에서 큰 집 식구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많은 식구들이 함께 살았기 때문에, 나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는 잘 표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나만을 위해 신경 써서 선물을 주시는 일은 거의 없었다.
선물이라고 기억나는 것은 내 생일날 어머니께서 밥 그릇 속에 사촌형들 몰래 넣어 놓은 찐 계란이나, 장날 읍내에 나가 사 오신 신발 한 켤레가 가장 큰 것이었다.
서로 더 많은 밥을 먹으려고 자주 다투기도 했지만 사촌들과 더불어 지낸 많은 날 들...
잠자리채를 메고 들로 산으로 뛰어 다니며 잠자리, 매미, 곤충들을 잡으며 해지는 줄도 모르고 하루를 보냈고 , 천둥벌거숭이가 되어 여름 시냇가에서 신나게 물장구를 치며 놀다가 돌멩이들 틈새로 숨어있는 가재를 잡으며 깔깔거리며 즐거워 하던 일들이며, 논두렁사이의 미꾸라지를 잡으려고 입고 있던 옷을 흙탕물에 모두 젹셔 어머니께 혼쭐이 나던 일 등 지금도 문득 생각하면 너무나 그리워지는 그 시절이다.
아마 세상에서 나 혼자만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그 때부터 조금씩 깨우치기 시작했던것 같다.
간식이라고는 고작 감자 찐 것이나 옥수수, 고구마 삶은것 밖에 없었지만 출출 할 때 먹는 그 맛이란 요즘같이 치킨, 피자 ,햄버거, 콜라에 맛들려진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언젠가 아버지가 자신의 어려웠던 보릿고개 시절 이야기를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자
왜 라면이라도 끓여 잡수시지 않았느냐고 고개를 갸우뚱 하며 이해 못하자 말문이 막혔다는 기사를 보고 쓴 웃음을 지은적이 있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때에 태어나서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자라 온 어린이 다운 생각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일어나는 많은 패륜 범죄나, 학교내 폭력, 왕따문제 등을 보면 이런 넘치는 물질의 풍요가 원인이 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하나 아니면 둘이 고작인 형제간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크다 보니 주위의 어려움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나 자신만을 아는 이기심이 점점 더 커지게 된다
맘몬 신이 우리의 우상이 되어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우리의 마음은 갈수록 삭막해지고, 사랑의 나눔 보다는 비교의식과 과시욕에 젖은 부모의 부추김과 경쟁 속에서 어린아이들의 가슴은 멍이 들고, 그 마음의 쓴 뿌리들이 계속 자라서 사춘기를 지나 청년으로 성장하여도 해결되지 못해 결국 어른아이라는 역기능적인 사회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예쁜 옷, 인형, 장난감, 컴퓨터 어린이들이 갖고 싶은 것을 맘껏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부모의 능력이라고 공공연하게 말을 하는 오늘의 현실속에서,믿음의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과연 어떠해야 할까. 
우리의 미래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있다고 했다.
진정한 선물이란 우리 어린이들이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을 더 따뜻한 눈 빛으로 바라보며,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며, 밝고, 티 없이 맑은 모습으로 우리의 새싹인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다음세대를 이어가도록 기도해 주며 격려하고, 경쟁 보다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적극적으로 가르쳐 주어 어린이들만이 지닌 모험심, 용기, 꿈과 희망들이 예수님 안에서 한층 더 뻗어 나가고 가꾸어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지 않을까...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물이 올라 항상 싱싱하게 잘 자라듯 우리들의 관심과 돌봄, 사랑의 기도로 우리의 아이들이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것이 우리의 몫 일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어린이날 행사로 많은 사원들의 가족과 함께 어린이들을 초청하여 푸짐하게 선물을 주고 회사를 개방하여 다채로운 여러 가지 행사를 열어 하루를 즐겁게 보내게 해 주었다.
항상 그 날이 오기를 손 꼽아 기다리며 좋아하던 우리 아이들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되고, 결혼을 하여 아쉽게도 이젠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가 없었다.
오후 5시같은 뒤늦은 나의 인생길에서 다가와 만나 주신 주님의 은혜...
그 동안 사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지 못했었고, 기도해 주는 것도 어색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참으로 미안하다.
앞으로는 자주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하며 사랑하리라 .
그리고, 이제 막 태어 난 귀여운 손자에게 할아버지로서 하나님께서 아무런 값 없이 내게 주신 것처럼, 믿음이라는 가장 귀한 선물을 아낌없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