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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며느리 이야기(혼자서도 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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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도 댓글 0건 조회Hit 1,754회 작성일Date 12-02-0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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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안에 두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큰며느리는 성품이 반듯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핑계하지 않고 언제나 성심껏 말없이 감당하였습니다. 혹시라도 시어머님을 성가시
게 하거나 폐를 끼치게 될까봐 작은 일 하나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그렇게 집안의 대소사
에 온 마음을 쏟아 일하다 보니, 큰일을 치르고 난 뒤 긴장이 풀려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
는 적도 있었습니다.
큰며느리는 일단 자신의 일로 주어지면 시어머님에게 물어 보거나 도움을 청하는 법 없이
모든 일을 해내는 완벽주의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늘 시어머니에게 인정을 받았고,
거의 책망을 듣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 집안의 작은며느리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제대로 못해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자기 일을 남에게 미루기 일쑤였고, 작은 일도 엄두를 내지 못해 누군가
의 의지할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작은 일이라도 자신에게 맡겨지면 언제나 시어머님을 괴롭게 하였습니다. 자기 남
편 생일에도 시어머님을 불러 함께 시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시어머니는 이런 작은며느리를 늘 타박하였지만, 작은며느리는 시어머님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눈치도 없이 매사를 의지하며 어린애처럼 칭얼거렸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님
은 작은며느리가 힘든 일들을 부탁하며 떠넘길 때마다 "네 형님을 보아라. 너는 언제쯤이
나 나한테 기대지 않고 너 혼자 잘할 수 있겠니 ?" 라고 잔소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작은며느리는 응석을 부리듯이 어머니에게 투덜거렸습니다. "어머니 없
이 제가 무엇을 하겠어요 ? 저는 아무 것도 몰라요. 어머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저는 아
직 김치도 잘 못 담그는 걸요."
여러분 생각에는 어느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사랑을 받았을 것 같습니까 ?
시어머님에게는 성품이 반듯하고 책임감이 강한 큰며느리보다 눈치없고 일도 잘 못하는
작은며느리가 더 예쁘게 보였습니다. 시어머니를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집안 대소사
를 감당하는 큰며느리의 헌신적인 삶이 우리에게는 감동적이지만, 시어머니에게는 "혼자
서도 잘해요." 라고 노래하는 교만한 독립심으로 비쳤습니다.
모자라는 것이 많아 늘 귀찮고 걱정스러운 작은며느리이지만, 늘 시어머니를 필요로 하며
의존하는 태도가 시어머니의 마음에는 어여쁘게 보였습니다.
겉으로는 언제나 큰며느리를 칭찬하고 작은며느리를 타박하였지만, 속으로는 큰며느리를
향하여 '그래, 니가 내 없이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자' 하였던 것입니다.


이 글은 열린 교회 김남준 목사님의 저서 "개념없음(기독교인의 인생을 빛나게할 삶의
태도 10)"내용중 일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