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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나 쓰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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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근 댓글 1건 조회Hit 2,227회 작성일Date 16-03-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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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교회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것 같습니다.  남산교회에 출석한지도 5년 이상 지난 듯합니다. 그동안 큰 딸은 대학을 가고 막내도 중3까지 자랐습니다. 항상 교회학교 선생님들께 빚진 마음이 가득합니다. 아이들이 성장기라 교회 옮기는 것을 꺼리는 것을 겨우 붙잡고 2년에 걸쳐 설득하며 교회를 옮겨왔는데 주일학교와 중고등부에 잘 적응하여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해왔습니다.
  저는 아직도 교회의 손님으로 주일 예배를 가면서 언제나 다른 분들처럼 교회에서 배우고 섬기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교회를 나서는데 형제님께서 교회를 섬기는 일에 준비를 부탁하시는 말씀을 듣고 부담감을 느끼면서 나섰습니다.
  제가 주일예배에 와서 제일 먼저 보는 것은 목회단상에 어떤 글이 실렸나 살핍니다. 담임목사님은 도대체 얼마나 묵상에 잠기시길래 항상 새로운 글이 실리는지 궁금합니다. 마치 중세의 수도사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때때로 영화도 보시고 TV시청도 하시는 걸로 봐서 수도사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항상 목사님과 연관되는 글들이라 외주를 준 글도 아님이 분명하여 더 대단하게 느끼면서 글을 읽어봅니다.
  제가 남산교회에 등록하게 된 계기는 새벽기도였습니다. 오래 전부터 지병인 척추디스크는 저의 자신감을 묶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타교회 교인이면서 새벽기도를 몰래 한 달여 다니는 동안 허리의 통증이 사라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산의 새벽기도는 형식적이지 않았고 간절함이 살아있음을 알고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몸이 허락하면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싶은데 몸이 무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므나 쓰기에서의 목사님처럼 심각하지 않아도 저도 3~4가지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체질을 빼닮아 어릴 때부터 약골이었습니다. 대를 이어 허약한 체질이다 보니 딸들에게 공부하라는 말보다 일찍 자라는 말을 더 많이 합니다. 지난 주 오랜만에 사랑방모임을 갔는데 마칠 즈음에 허리에 이상 신호가 왔습니다. 제 허리디스크는 완치가 아니라 안고 살아야하는 병임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양반다리하고 앉아 있는 것이 허리에 가장 좋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생활에서는 제일 무서운 게 회식입니다. 장거리 운전이나 컴퓨터 앞에 앉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테니스코트를 찾거나 자전거를 탑니다. 그런데 얼마 전 창원천에서 목사님을 만난 후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차도로 달리자니 무섭고 집 주변의 자전거 도로는 일방이거나 없고, 인도로 달리자니 보행자가 위험을 느낌을 알고 자전거를 발코니에 매단 지 몇 달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알레르기 비염과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질환이 더 있습니다. 지금도 마지막 남은 알레르기 약을 먹고 눈을 비비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몸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내일 시간표를 보며 일과를 계획합니다. 제 몸을 관리하지 못하면 아이들의 수업권이 박탈당하고 동료에게 짐을 지웁니다. 사실 수년 전에는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분교에서 학생 수가 적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예배시간에 찬송가를 크게 부르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게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너무 중요합니다. 이렇게 제 몸을 관리하다 보니 오히려 큰 병으로 병원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는데,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야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가정적으로는 아버지께서 연세가 드시면서 병으로 수년간 고생하셨는데 세상을 떠나시기 전부터 아니 결혼 후부터 진주는 제2의 직장이나 출장길처럼 자주 다녀야 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도시(아들)에는 오시지 않겠다면서 병을 안고 사시면서 때때로 비상을 선포하십니다. 그러다보니 언제라도 진주로 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기만 합니다. 재산을 많이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야무진 건강을 물려받은 것도 아닌데, 시골의 교회까지 신경을 쓰는 남편이 얼마나 얄밉게 보였겠습니까?
  저는 무거운 짐을 모두 주님께 맡기라 하셨는데 제가 다 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제 몸과 가정만 돌보는 아주 근시안적인 교인으로 고착되어 있음을 들여다봅니다.
  허리가 소리를 지르고 알레르기로 눈과 코가 하소연을 하며 집안 환경이 비상을 선포하더라도 아껴놓은 므나가 있는지 다시 찾아보렵니다. 아껴놓은 므나가 있다면 사용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 합니다. 목사님처럼~